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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개혁을 이끌고 있는 한국계 여성 미셸 리(39) 워싱턴DC 교육감은 ‘벌을 삼킨 개혁가’로 유명하다. 하버드대를 갓 졸업한 23세의 처녀 선생님은 자청해서 성적이 전국에서 꼴찌인 볼티모어 할렘파크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시끄럽고 산만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벌 한 마리가 교실로 날아 들어왔다. 그는 아이들이 벌에 쏘일까봐 벌을 잡아 삼켜버렸다. 선생님의 사랑을 깨달은 아이들은 소리 없이 그를 따랐고 이 학교의 성적은 2년 만에 전국 상위 10%로 올랐다.

기피 학교이던 덕성여고의 지원율을 130%까지 끌어올린 덕성여중 김영숙(57) 교장도 미셸 리 교육감과 닮은 점이 많다. 김 교장도 덕성여고로 부임하기 전 자원해서 경기도 평택의 소외 지역 학교에서 4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당시 제자였던 한화증권 한동수(48) 이사는 “어려운 환경에 있던 나를 사랑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 덕분에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묵묵히 ‘사교육 없는 학교’를 실험해온 김 교장의 용기와 의지에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중부사립중교장협의회 26명의 교장들은 5일 오전 회의장에 들어오는 그를 기립박수로 맞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서울시 교육연수원장, 각 지역교육청 간부들은 김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생각은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게 부끄럽다”며 응원했다.

김 교장은 ‘솔선수범’과 ‘따스함’으로 학부모와 교사들을 소통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김 교장은 다정하다. 그는 학교 수위 아저씨에게도 허리 숙여 인사한다. 기자가 세 번 찾아갔는데 그때마다 포옹으로 반겼다. 그는 멀티 플레이어다. 학교에서 가장 먼저 출근하고, 직접 운동장을 쓸고, 밥을 굶는 학생들을 위해 집에서 반찬을 싸온다. 야근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대신해 직접 강의하기도 한다. 김 교장은 책상 앞에 붙여 놓은 “훌륭한 스승은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감화를 준다”는 문구를 보며 스승이 가야 할 길을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학교에 학생을 붙잡아 놓은 것은 학교를 학원처럼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하지만 ‘덕승재(德勝才)’라는 김 교장의 교육관 때문에 학원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인격 도야에 힘써 덕이 재주(학업)를 이기도록 한다는 뜻이다. 이 학교 1학년 김예지(13)양은 “적성을 파악하고 사랑으로 대해주시는 선생님의 정성 덕분에 밤늦도록 공부해 성적이 오르는 것이지 성적을 위해 학교에 남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학원에 간 학생들만 교실로 되돌린 게 아니다. 학교를 불신하며 사교육 쪽으로 몰려간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믿음, 학생 간의 협동심, 교사의 학생에 대한 책임감까지 모두 제자리를 찾도록 했다. 김 교장의 공교육 혁명 바이러스가 다른 교사 10명, 100명으로 확산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이원진 사회부문 기자
중앙일보 2009.2.6자
http://news.joins.com/article/3483253.html?ctg=20
Posted by wizy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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