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이 부동산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미래에셋, 서울 도심 삼킨다… 을지로2가 청계천변에 34층 쌍둥이빌딩 신축

미래에셋이 서울 도심의 빌딩을 삼키고 있다. 부동산펀드를 운용해온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재개발과 함께 건설되는 빌딩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지난 4월 건설 시행사인 글로스타(대표 김수경)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가 서울 중구 수하동 5번지 일대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도시환경정비사업(을지로2가 구역 제5지구)에 ‘미래에셋맵스 부동산공모 1호 투자회사’가 4216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이다.

글로스타는 오는 2011년까지 청계천 장통교 남단 3900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5만평 규모의 34층·31층 쌍둥이 빌딩을 지을 예정이다. 한화빌딩 본사에 인접한 이 빌딩은 높이가 148m로 그 동안 을지로2가 일대에서 가장 높았던 SK빌딩(33층·148.7m)과 비슷한 높이로 건설된다. 글로스타의 한 관계자는 “빌딩 앞에 첨단 디지털 효과를 내는 공원을 조성해 서울시에 기부체납할 예정”이라며 “청계천변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부동산펀드는 이번 투자로 이 프로젝트의 지분 50%를 획득하게 되는데,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 월가의 세계적 투자회사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월가 자본의 투자 여부는 기밀한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들다”고 밝혔다.   
 
‘글로스타 청계 스퀘어가든’으로 명명된 이 빌딩 신축 프로젝트는 청계천변에 도쿄 도심의 랜드마크인 ‘한국판 롯폰기 힐스’를 재현한다는 목표로 추진되다 뇌물수수 사건에 휘말려 난항을 겪은 전력이 있다. 당초 이 지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미래로 RED’ 측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복역 중)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 프로젝트는 ‘미래로 RED’가 글로스타에 사업시행권을 매각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글로스타는 올해 1월 사업인허가를 받았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부동산공모 1호 투자회사’는 지난 2월 설정돼 지난 4월 9일부터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펀드로, 국내 부동산펀드 중 투자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증시에 상장된 첫 케이스다. 약 4300억여원을 모은 이 펀드는 이번에 투자할 4216억원 중 60%는 빌딩이 완공된 후 담보대출을 받을 예정이며, 나머지 2600억원만 실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이 펀드는 중국과 베트남에도 총 8건의 부동산(투자금액 중국 5800억원, 베트남 1220억원) 매입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서울 광화문 일대 세종로구역 제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에도 투자한다. 서울시 신문로1가 5번지 일대 1500여평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디비스프로젝트투자금융’(대표 허린성)이 사업시행자로 오는 2009년까지 지하 6층, 지상 23층, 연면적 1만8120여평 규모로 업무·근린생활 용도의 빌딩을 지을 계획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이 빌딩을 사들일 목적으로 작년 3월 ‘맵스프런티어 사모(私募)펀드 18호’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펀드 설정액은 1330억원으로, 건물 완공 후 담보대출금 1517억원과 임대보증금 50억원을 포함해 모두 2897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이 사모펀드 18호에 대한 투자 안내서에서 “인근 유사 수준(프리미엄급, A급)의 오피스빌딩 평당가는 1200만~1800만원 초반대에 분포한다”며 “시공 리스크, 준공 후 일시 공실(空室), 향후 오피스시장 전망 등을 감안할 때 본건의 예상 매입가가 준공 시점 기준 평당 1510만원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연평균 6.27%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광화문 옛 금강제화 빌딩 터에 올라갈 이 빌딩은 미래에셋의 신사옥으로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마포의 미래에셋생명(옛 SK생명) 사옥과 여의도의 미래에셋증권 사옥을 갖고 있다. 박현주 회장이 양쪽 사옥을 오가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그룹이 확장되면서 신사옥의 필요성이 제기돼온 상황에서 광화문 빌딩이 신사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지금까지 의욕적으로 도심 빌딩에 투자해왔다. 종로구 서린동 알파빌딩과 용산구 동자동 게이트웨이타워(맵스프런티어사모 13호), 중구 순화동 에이스타워빌딩(맵스프런티어사모 17호) 등이 대표적이다.

2005년 8월 설정된 맵스프런티어사모 13호의 경우 설정 이후 지금까지 11%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대치동 퍼시픽타워에 투자한 4호와 동원증권 가락사옥에 투자한 5호 등은 설정 이후 40%가 넘는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

/ 정장열 차장대우 jrchung@chosun.com

[자료출처]
위크조선 2007.5.28
http://zine.media.daum.net/mega/chosun/200705/29/weekchosun/v169012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