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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춘추-변재운] 기여입학제를 검토해봐야 할 이유


[2010.02.08 18:01]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TClip으로 퍼가기


대학은 돈만 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돈은 좀 있는 사람이다. 미국에서 아이를 공부시켰는데 고교 졸업 후 명문 하버드대에 들여보내기 위해 기부입학을 타진했다. 얼마나 기부할 수 있느냐는 말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제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기다려도 학교 측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들으니 500만 달러(약 60억원)는 돼야 입학허가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하더란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기여입학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알 만하다. 하버드대에야 못 미치겠지만 기여입학제가 허용되면 우리나라 대학도 선호도에 따라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억원으로 잡을 경우 10명이면 100억원, 100명이면 1000억원이다. 이사장님과 총장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우리나라는 대학입시에서 본고사, 고교등급제와 함께 기여입학제를 금지하고 있다. 소위 ‘3불 정책’이다. 이 중 다른 건 몰라도 기여입학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 봤으면 한다. 물론 기여입학제는 평등주의에 어긋나고, 금전만능주의가 상아탑에까지 침투한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도무지 해법이 안 보이는 교육문제에서 기여입학제가 오히려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대학등록금을 보자. 한해 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고 하는데, 정말 없는 집에서 아이 대학공부 시키기는 쉽지 않다. 대학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 등록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제한하는 등록금 상한제가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역시 앞으로 등록금이 물가보다 큰 폭으로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마다 장학금제도를 두고 있지만 가난한 학생이 받기는 어렵다고 한다. 등록금 마련하느라 이것저것 주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공부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기여입학제를 허용하고 대신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낮출 수 있다면, 그러고도 남는 돈으로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줄 수 있다면, 그로 인한 폐해는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여입학제로 들어오는 학생들 때문에 불합격하는 학생이 있겠지만 눈높이만 낮추면 다른 대학을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지방에는 학생을 구하지 못해 안달하는 대학이 부지기수다.

기여입학제를 이야기하는 더 큰 이유는 이것이 뿌리 깊은 학벌주의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신입사원을 채용하 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혹시 기여입학제 출신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점차 학벌보다는 능력 검증을 통해 채용과 승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여입학제로 뽑는 인원을 너무 적게 할 필요가 없다. 기여입학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원외 1∼2%를 이야기하지만 정원외든 정원내든 5%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학벌 희석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출신대학은 좋은데 일하는 게 영 시원찮은 사람을 보면 “저 친구 기여입학제 출신 아니야?”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대학을 지고지순한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데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에는 출신대학이 평생을 꼬리표처 럼 따라다니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보니 ‘인생=대학’이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생활을 시작한다. 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때부터는 다시 2세의 대학입시를 위해 남은 모든 인생을 바친다. 부모의 고민과 자녀의 고통, 가정의 불화가 여기서 비롯된다. 우리는 왜 이런 형극의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답답하다.

모 든 교육문제 해결의 열쇠는 대학 졸업장이, 출신대학이 그 사람의 ‘능력인식표’처럼 간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권위를 무너뜨려야 한다. 대학이 대단한 게 아니라 돈만 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이고, 그 중 명문대는 좀 많이 주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기여입학제가 그 길을 찾아줄 수 있다면 해볼만 하지 않은가.

변재운 논설위원 jwbyun@kmib.co.kr

[자료출처]
쿠키뉴스 2010.2.8일자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3386358&cp=nv

Posted by wizy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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