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도난당한 열정
ysl* 컨텐츠/ysl*book or url / 2011. 9. 24. 05:47
그들은 정말 산업스파이였을까
도난당한 열정
윤건일 (지은이) | 시대의창 | 2010-06-22
판매가 : 12,800원
반양장본 | 228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59401833
머리글
1장 매국노가 된 천재 과학자 |9
―대학교수의 해외 기술유출 사건
2장 기술유출이란 무엇인가 |27
3장 기술유출 사건의 불편한 진실 |45
4장 기술유출이란 이름의 포장 |87
―기술유출 사건 단속 현황
5장 그들은 모두 매국노였을까 |121
―기술유출 사건 선고 현황
6장 이상한 이야기 |145
―국민기업 포스코의 기술유출 사건
7장 기술유출에 열광하는 사회 |171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법률
8장 대안을 모색하다 |203
=== 출판사 제공 책소개 ===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이 166건, 이로 인한 국내 업체 피해액이 267조 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지식경제부가 이강래 민주당 의원과 배은희·임동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업기술 유출 건수와 피해액은 2003년 6건, 14조 원에서 지난해 42건, 79조 8000억 원으로 늘었다.
피해액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피해 기업에 조사해 추산한 것이다. 올해도 6월까지 22건이 유출됐다. 올해 피해액은 집계에 넣지 않았다.―〈중앙일보〉 2009년 10월 7일(본문 39쪽에 인용)
해외로 유출될 뻔한 기술을 수사기관의 공조로 막았다는 뉴스를 종종 볼 수 있다. 뉴스를 본 사람들은 대개 “자원 없는 나라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이 유출된다는 건 국가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논리에 수긍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은 ‘산업스파이’를 매국노로 여기며 분개한다.
그런데 과연 유출될 뻔했다는 기술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 기술일까?우리 기술이 해외로 넘어갈 뻔했다는 것은 사실일까?기술유출로 입는 피해액이 실제로 수조 원에 달하는 것일까?그 자세한 진위를 취재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개 수사기관의 발표가 그대로 보도될 뿐이다.
2008년 7월 10일, 한 기자가 대법원 제2법정에서 열린 ‘이형종 외 5명’의 선고 공판을 참관하게 되었다. 이들은 바로 2005년 여름, 현직 국립대 교수가 주도하여 정부지원금 190억 원이 투입된 첨단 기술을 해외에 유출하려다가 검거되었다는 사건의 ‘범인’들이었다. 이날의 선고는 이랬다.
“사건번호 OOOO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피고인 이형종 외 5명, 상고인 검사,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다음. 사건번호 OOOO…….”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던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대, 카이스트를 거쳐 미국AT&T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20대에 전남대 전임교수로 발탁되었던 ‘천재 과학자’ 이형종과 그 제자 5명은 이렇게 하여 누명을 벗었다. 지난 3년 동안 이들 6명의 사회적인 생명이 거의 파탄 난 뒤였다.
재판을 참관한 기자는 충격을 받았다. 취재해보니 사건의 배경에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과 너무 다른 사실이 숨어 있었고, 피고인이 된 당사자들에게는 최종 판결에 상관없이 ‘매국노’ ‘기술유출범’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이들만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일까. 다른 ‘기술유출’ 사건들의 실체는 어떨까.
기자는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대검찰청, 법원,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서 관련 자료를 찾고, 언론 보도를 탐색하고, 사건 당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변리사와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기술유출 사건에 대한 기소율은 평균 23퍼센트였고, 불기소율은 평균 77퍼센트였다. 그리고 전체의 55퍼센트에 해당하는 인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쉽게 설명해 기술유출이 의심된다고 해 10명을 조사했지만 실제 범죄 혐의가 확인되어 기소된 인원은 2명에 불과했으며, 반면 8명은 기소되지 않았고, 특히 이 8명 중 5명은 기술유출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었단 얘기다.(본문 103쪽)
1999년부터 2009년까지 기술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은 826명 중 총 498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비율로 따지면 60.29퍼센트에 해당한다. 100명이 기술유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면 약 60명은 집행유예를 받았단 얘기다.(본문 127쪽)
‘집행유예’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선고는 ‘무죄’였다. 지난 1999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술유출사범 1심 선고 현황에 따르면 전체 826명 중 101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율로 따져보면 12.23퍼센트에 달한다. 검찰이 증거를 갖고 기소를 한 사건이기에 나와선 안 될, 나와도 가장 낮아야 할 ‘무죄’ 선고가 이토록 높은 비중을 차지한 까닭은 무엇일까?(본문 130쪽)
검찰 통계에 따르면 전체 기소 사건에 대한 1심 무죄율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1퍼센트도 넘은 적이 없다. 전산 통계가 도입된 지난 2000년 이래 무죄율이 매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가장 높은 2009년에도 0.37퍼센트에 그쳤다. (중략)
그런데 유독 검찰은 기술유출 사건에 있어선 상대적으로 많은 허점을 보였다. 무죄 선고가 한 건도 없었던 2001년을 제외하고는 1999년에서 2009년 사이 기술유출 사건 무죄율은 5퍼센트에서 28.57퍼센트 사이를 오갔다. 1999년엔 무려 30퍼센트를 육박했고, 기술유출 사건이 생소하지 않을 2008년에도 무죄율은 21퍼센트를 넘었다.(본문 135~136쪽)
국가의 미래를 위협한다는 엄청난 범죄 사건들의 비상식적으로 높은 무죄율, 그리고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과반수가 집행유예에 그친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기술유출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폭발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발표와 언론보도 내용이 상당히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억대도 큰돈인데, 예상 피해액이 수천 억, 수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하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마치 레이스를 펼치는 것처럼 사건 피해액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상 피해액은 말 그대로 기술이 빠져나갈 경우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과장된 수치였음이 법원에서 드러난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은 예상 피해액 자체의 불확실성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예상 피해액이 실제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액인 것처럼 확정돼 공개되고, 특히 정책을 만드는 데 통계로 활용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예상 피해액이 어떻게 추산되는지 명확히 설명하는 주체가 없다. 국가정보원을 포함한 수사기관들, 그리고 언론 모두가 예상 피해액을 인용하면서도 무슨 근거로 어떻게 추산됐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 “피해를 입은 기업이 추산한 금액”이라고 전할 뿐이다. 그런데 피해 기업 역시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지 않는다.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곤란하다”거나 “기업 이미지 손상이 우려돼 공개할 수 없다”는 말로 언급을 꺼린다.
(중략)
수사기관은 해당 기업이 추산한 피해 규모를 자주 인용한다. 피해 규모를 통해 사건이 갖는 의미나 심각성을 국민이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이해 및 공감은 수사기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다. 하지만 예상 피해액을 밝히는 것이 때로는 자기과시적 행태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예상 피해액을 인용, 발표하고선 공소 사실에서 관련 내용을 지운다거나 축소하는 일부 사례들에서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예상 피해액의 입증 문제를 놓고 법정에서 수사기관과 재판부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이고도 예상 피해액을 지속적으로 대외 공개하는 것도 이런 의심을 갖게 한다. 실적 과시를 해서 수사 주체는 물론 조직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본문 193~194쪽)
이 책은 현직 기자가 기술유출 사건들의 실상을 심층 취재한 기록이다. 이형종 교수 사건과 국민기업 포스코의 기술유출 사건을 비롯해 지은이가 취재한 사건들의 진상은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이 책이 흥미로운 읽을거리로만 그쳐서는 안 되는 것이, 사건에 휘말린 과학기술자들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기업과 국가기관과 언론이 과학기술자의 인권과 자유를 얼마나 가볍게 취급하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얼마나 단순하게 언론 보도만 믿고서 같은 사회의 일원인 과학기술자들을 매도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
[참고자료]
알라딘 책소개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401838
도난당한 열정
윤건일 (지은이) | 시대의창 | 2010-06-22
판매가 : 12,800원
반양장본 | 228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59401833
머리글
1장 매국노가 된 천재 과학자 |9
―대학교수의 해외 기술유출 사건
2장 기술유출이란 무엇인가 |27
3장 기술유출 사건의 불편한 진실 |45
4장 기술유출이란 이름의 포장 |87
―기술유출 사건 단속 현황
5장 그들은 모두 매국노였을까 |121
―기술유출 사건 선고 현황
6장 이상한 이야기 |145
―국민기업 포스코의 기술유출 사건
7장 기술유출에 열광하는 사회 |171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법률
8장 대안을 모색하다 |203
=== 출판사 제공 책소개 ===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이 166건, 이로 인한 국내 업체 피해액이 267조 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지식경제부가 이강래 민주당 의원과 배은희·임동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업기술 유출 건수와 피해액은 2003년 6건, 14조 원에서 지난해 42건, 79조 8000억 원으로 늘었다.
피해액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피해 기업에 조사해 추산한 것이다. 올해도 6월까지 22건이 유출됐다. 올해 피해액은 집계에 넣지 않았다.―〈중앙일보〉 2009년 10월 7일(본문 39쪽에 인용)
해외로 유출될 뻔한 기술을 수사기관의 공조로 막았다는 뉴스를 종종 볼 수 있다. 뉴스를 본 사람들은 대개 “자원 없는 나라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이 유출된다는 건 국가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논리에 수긍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은 ‘산업스파이’를 매국노로 여기며 분개한다.
그런데 과연 유출될 뻔했다는 기술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 기술일까?우리 기술이 해외로 넘어갈 뻔했다는 것은 사실일까?기술유출로 입는 피해액이 실제로 수조 원에 달하는 것일까?그 자세한 진위를 취재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개 수사기관의 발표가 그대로 보도될 뿐이다.
2008년 7월 10일, 한 기자가 대법원 제2법정에서 열린 ‘이형종 외 5명’의 선고 공판을 참관하게 되었다. 이들은 바로 2005년 여름, 현직 국립대 교수가 주도하여 정부지원금 190억 원이 투입된 첨단 기술을 해외에 유출하려다가 검거되었다는 사건의 ‘범인’들이었다. 이날의 선고는 이랬다.
“사건번호 OOOO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피고인 이형종 외 5명, 상고인 검사,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다음. 사건번호 OOOO…….”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던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대, 카이스트를 거쳐 미국AT&T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20대에 전남대 전임교수로 발탁되었던 ‘천재 과학자’ 이형종과 그 제자 5명은 이렇게 하여 누명을 벗었다. 지난 3년 동안 이들 6명의 사회적인 생명이 거의 파탄 난 뒤였다.
재판을 참관한 기자는 충격을 받았다. 취재해보니 사건의 배경에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과 너무 다른 사실이 숨어 있었고, 피고인이 된 당사자들에게는 최종 판결에 상관없이 ‘매국노’ ‘기술유출범’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이들만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일까. 다른 ‘기술유출’ 사건들의 실체는 어떨까.
기자는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대검찰청, 법원,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서 관련 자료를 찾고, 언론 보도를 탐색하고, 사건 당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변리사와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기술유출 사건에 대한 기소율은 평균 23퍼센트였고, 불기소율은 평균 77퍼센트였다. 그리고 전체의 55퍼센트에 해당하는 인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쉽게 설명해 기술유출이 의심된다고 해 10명을 조사했지만 실제 범죄 혐의가 확인되어 기소된 인원은 2명에 불과했으며, 반면 8명은 기소되지 않았고, 특히 이 8명 중 5명은 기술유출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었단 얘기다.(본문 103쪽)
1999년부터 2009년까지 기술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은 826명 중 총 498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비율로 따지면 60.29퍼센트에 해당한다. 100명이 기술유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면 약 60명은 집행유예를 받았단 얘기다.(본문 127쪽)
‘집행유예’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선고는 ‘무죄’였다. 지난 1999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술유출사범 1심 선고 현황에 따르면 전체 826명 중 101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율로 따져보면 12.23퍼센트에 달한다. 검찰이 증거를 갖고 기소를 한 사건이기에 나와선 안 될, 나와도 가장 낮아야 할 ‘무죄’ 선고가 이토록 높은 비중을 차지한 까닭은 무엇일까?(본문 130쪽)
검찰 통계에 따르면 전체 기소 사건에 대한 1심 무죄율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1퍼센트도 넘은 적이 없다. 전산 통계가 도입된 지난 2000년 이래 무죄율이 매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가장 높은 2009년에도 0.37퍼센트에 그쳤다. (중략)
그런데 유독 검찰은 기술유출 사건에 있어선 상대적으로 많은 허점을 보였다. 무죄 선고가 한 건도 없었던 2001년을 제외하고는 1999년에서 2009년 사이 기술유출 사건 무죄율은 5퍼센트에서 28.57퍼센트 사이를 오갔다. 1999년엔 무려 30퍼센트를 육박했고, 기술유출 사건이 생소하지 않을 2008년에도 무죄율은 21퍼센트를 넘었다.(본문 135~136쪽)
국가의 미래를 위협한다는 엄청난 범죄 사건들의 비상식적으로 높은 무죄율, 그리고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과반수가 집행유예에 그친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기술유출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폭발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발표와 언론보도 내용이 상당히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억대도 큰돈인데, 예상 피해액이 수천 억, 수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하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마치 레이스를 펼치는 것처럼 사건 피해액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상 피해액은 말 그대로 기술이 빠져나갈 경우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과장된 수치였음이 법원에서 드러난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은 예상 피해액 자체의 불확실성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예상 피해액이 실제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액인 것처럼 확정돼 공개되고, 특히 정책을 만드는 데 통계로 활용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예상 피해액이 어떻게 추산되는지 명확히 설명하는 주체가 없다. 국가정보원을 포함한 수사기관들, 그리고 언론 모두가 예상 피해액을 인용하면서도 무슨 근거로 어떻게 추산됐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 “피해를 입은 기업이 추산한 금액”이라고 전할 뿐이다. 그런데 피해 기업 역시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지 않는다.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곤란하다”거나 “기업 이미지 손상이 우려돼 공개할 수 없다”는 말로 언급을 꺼린다.
(중략)
수사기관은 해당 기업이 추산한 피해 규모를 자주 인용한다. 피해 규모를 통해 사건이 갖는 의미나 심각성을 국민이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이해 및 공감은 수사기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다. 하지만 예상 피해액을 밝히는 것이 때로는 자기과시적 행태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예상 피해액을 인용, 발표하고선 공소 사실에서 관련 내용을 지운다거나 축소하는 일부 사례들에서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예상 피해액의 입증 문제를 놓고 법정에서 수사기관과 재판부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이고도 예상 피해액을 지속적으로 대외 공개하는 것도 이런 의심을 갖게 한다. 실적 과시를 해서 수사 주체는 물론 조직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본문 193~194쪽)
이 책은 현직 기자가 기술유출 사건들의 실상을 심층 취재한 기록이다. 이형종 교수 사건과 국민기업 포스코의 기술유출 사건을 비롯해 지은이가 취재한 사건들의 진상은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이 책이 흥미로운 읽을거리로만 그쳐서는 안 되는 것이, 사건에 휘말린 과학기술자들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기업과 국가기관과 언론이 과학기술자의 인권과 자유를 얼마나 가볍게 취급하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얼마나 단순하게 언론 보도만 믿고서 같은 사회의 일원인 과학기술자들을 매도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
[참고자료]
알라딘 책소개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401838
'ysl* 컨텐츠 > ysl*book or ur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네스코 쿠리에 (0) | 2011.11.26 |
---|---|
감자 님의 블로그 - 연애 스토리 (0) | 2011.11.25 |
[book] 구글 이후의 세계 (0) | 2011.11.13 |
[book] 닥치고 정치 (0) | 2011.10.29 |
[book] 2012 스몰캡 업계지도 (0) | 2011.10.03 |
[book] 도가니 (0) | 2011.09.16 |
[book] 스타워즈 화보집 2권 (0) | 2011.08.15 |
[book] 르몽드 환경 아틀라스 (0) | 2011.07.17 |
[book] 사바이 인도차이나 (0) | 2011.06.27 |
[book] 자유 (0) | 2011.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