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대가’ 도정일 경희대 교수 월말 퇴임

인문학 대가’ 도정일 경희대 교수 월말 퇴임

“강의 부담 벗고 책쓰기에 전념”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

“강단을 떠난다고 인문학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교육을 통해 인문학을 전했다면 지금부터는 글쓰기를 통해 인문학을 전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문학자인 도정일(65)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가 오는 28일 정년 퇴임해 23년간 지켜왔던 강단을 떠난다. 1983년부터 경희대 강단에 서온 도 교수는 전방위적인 문화비평과 저술을 통해 국내 문화담론을 이끌어왔다. 그는 “퇴임은 저술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며 학문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과 의욕을 내보였다. 도 교수는 지난 65년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희대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장,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문화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도서관 콘텐츠 확충과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민음사, 1995), ‘일본대중문화 베끼기(공저)’(나무와 숲, 1998), ‘대담(공저)’(휴머니스트, 2005) 등이 있으며, 1998년 ‘우리는 모르는 것을 경배하나니’로 현대문학상(평론부문)을 수상했다. 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서 만난 도 교수는 “세월이 너무 빠른 것 같다. 처음 강단에 섰을 때 하고 싶었던 일 열가지 중 한가지도 못했는데 순식간에 정년이 다가왔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도 교수는 그러나 “학생들을 만날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강의의 부담에서 벗어나 책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며 “지금까지는 교육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저술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홀대를 ‘사회적 위기’로 해석했다. 도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기는 시장이 모든 가치를 집어삼켜 ‘사람’은 없고 ‘시장’만 있는 위험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람다운 사회, 인간성이 두터운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독서습관이 필요하다”고 독서의 생활화를 강조했다. 도 교수는 “2001년부터 맡아온 책읽기운동에 당분간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6-02-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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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일

1941년 서울 출생.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상임대표와 문화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장본인이며, 사적인 일보다는 공적인 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 지식인이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 도미 유학을 거쳐 1983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본격적인 비평이론을 강의를 시작한 후, 이론교육 분야에 정성을 쏟았고, 1980년대 말부터 문학, 문화, 사회에 관한 명석한 이론적인 글들과 예리한 평문들, 사회문화 칼럼들, 그리고 문학에 관한 내실 있는 담론들을 활발히 발표해오고 있다. 마르크시즘 문학론, 구조/기호시학, 정신분석시학, 해체론, 문화론 등 현대비평의 거의 전 분야에 걸친 그의 이론 강의는 대학가에서 ‘소문난’ 강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이론교육은 현대비평이론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서양 고전시학과 신화전통까지도 포함한 것이고 그 자신의 표현대로 하면 “한 손에는 신화와 고전시학을, 또 한 손에는 현대이론을 들고 양자를 박치기시키는 것”이 그의 교육전략이다. 1995년 제7회 소천비평문학상, 1998년 제43회 현대문학상, 2006년 교육부총리 표창, 2007년 제10회 일맥문화대상 사회봉사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는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와 <대담>, <사유의 공간> 등이 있다. 1965. 12 시사영어사 부장 1971. 12 동양통신 외신부 부장 1983. 1 경희대학교 영어학 교수 1995. 2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장 1998. 5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1998. 10 한국영상문화학회 공동준비위원회 위원장 1999. 09 문화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대표 한국영상문화학회 공동대표 KBS 객원해설위원 경희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