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쎄시봉 ***1/2
쎄시봉 (2015)
C'est Si Bon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22 분 |
개봉 2015-02-05 | 15세이상관람가
홈페이지
국내 www.facebook.com/cestsibon2015
제작/배급
제이필름(제작), ㈜무브픽쳐스(제작), CJ 엔터테인먼트(배급), 영화사 좌중간(공동제작)
감독
김현석
출연
김윤석 (오근태 역), 정우 (오근태 역), 김희애 (민자영 역), 한효주 (민자영 역)
세시봉 세대? 그럼 무조건 보고, 옛 음악에 젖어 보자.
[ Special Story ]
# 딜라일라 (Delilah)
1968년 TBC PD의 권유로 톰 존스(Tom Jones)의 Delilah를 짧은 시간에 번안해 불러 오늘의 조영남을 있게 한
그의 데뷔곡 딜라일라. <쎄시봉>에서는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조영남(김인권 분)이 ‘쎄시봉’ 대학생의 밤 무대를 찾아와
‘딜라일라’를 열창해 소녀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자아내는 모습을 그려낸다.
# 남몰래 흘리는 눈물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제 2막에 나오는 아리아로 한 젊은 사나이의 서투른 연애가 빚은 안타까움이 담긴 노래다. 서울예고 성악을
전공한 클래식 음악학도 송창식(조복래 분)이 ‘쎄시봉’ 대학생의 밤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곡이기도 한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이 한곡으로 11주 연속 우승자였던 윤형주(강하늘 분)를 꺾고 첫 승을 거두게 된다.
# You mean everything to me
미국의 닐 세다카(Neil Sedaka)가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1960년 발표한 곡이다.
<쎄시봉>에서는 학업에 전념하기 위해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윤형주가 송창식과 맞대결을 펼치며 부르는
노래로, 마성의 미성 윤형주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객석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낸다.
# My Bonnie lies over the ocean
스코틀랜드의 전통 민요이자 동요로 ‘그리운 내 사랑 보니’라는 의미를 담은 곡이다. <쎄시봉>에서는 소녀팬들의 간절한
부탁에 윤형주가 ‘대학생의 밤’ 무대에 올라 부르는 곡으로,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쎄시봉’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의 행진’이라는 뜻의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은 미국의 구전 가요로 1938년에 루이
암스트롱(Louis Daniel Armstrong)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곡이다. 극 중 윤형주의 낭만적인 미성과 송창식의 우렁찬
쾌음, 오근태(정우 분)의 든든한 저음이 절묘한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 백일몽(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1876년에 헨리 클레이 워크(Henry Clay Work)가 작곡한 미국 민요로 쉬지 않고 째깍거리던 시계가 할아버지 돌아가시던 밤 시계가 멈추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백일몽’은 윤형주, 송창식, 오근태가 ‘트리오 쎄시봉’의 멤버로 함께 노래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곡으로 앞으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정을 쌓아가는 ‘트리오 쎄시봉’이 보여줄 무대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 담배가게 아가씨
‘담배가게 아가씨’는 송창식이 1986년에 발표한 노래로, 동네 담배 가게 아가씨를 짝사랑해 담벼락 뒤에서 몰래 훔쳐보는 순박한 동네 청년들의 모습을 묘사한 재치 있는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쎄시봉>에서 민자영(한효주 분)을 두고 사랑의 쟁탈전을 벌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담배가게 아가씨’의 가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1974년 영화 ‘별들의 고향’의 OST로 인기 몰이한 이장희의 대표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는 실제 이장희가 당시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만든 프로포즈 곡이도 하다. <쎄시봉>에서 오근태가 민자영을 위해 처음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등장하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는 첫사랑 그녀를 위해 평생 노래를 부르겠다는 오근태의 애틋한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해준다.
# 그건 너
'그건 너'는 1973년 발표한 이장희의 히트곡으로 짝사랑 그녀를 향한 고백이 담긴 곡이다.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라는 가사 때문에 1975년 가요정화운동에 의해 금지곡이 된 웃지 못할 사연도 있다. <쎄시봉>에서 늦은 밤 수화기 너머 노래를 불러달라는 민자영을 위해 열창하는 오근태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든다.
# 사랑하는 마음
1974년에 발표된 ‘사랑하는 마음’은 송창식이 작사, 작곡하고 김세환이 부른 곡으로 경쾌한 리듬과 사랑을 예찬하는 따뜻한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쎄시봉>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 민자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부르는 오근태의 역설적인 모습은 관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 하얀 손수건
세계적인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가 1960년에 발표한 곡으로 도시 청년과 섬 처녀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을 소재로 하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의 이름을 따 ‘사이렌의 노래’라고 불리기도 했다. <쎄시봉>에서 ‘트윈폴리오’가 역사적인 첫 라디오 방송을 통해 데뷔한 곡으로 그들은 한국의 ‘사이먼 앤 가펑클’로 불리며 당시 가요계를 강타했다.
# 웨딩 케이크
‘트윈폴리오’가 1969년에 발표한 ‘웨딩 케이크’는 코니 프란시스(Connie Francis)가 1950년대에 발표한 ‘The Wedding Cake’을 번안한 곡이다. 경쾌한 멜로디와는 달리, ‘웨딩 케이크’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는 가슴 시린 이별의 심경을 노래하는 곡으로 극중 오근태와 민자영의 가슴 절절한 첫사랑을 대변한다.
# 조개 껍질 묶어
1971년 발표된 ‘조개 껍질 묶어’는 윤형주가 대천 해수욕장에서 만난 여학생을 위해 30분 만에 즉흥적으로 만든 노래로 원래 제목은 ‘라라라’로 알려져 있다. ‘조개 껍질 묶어’는 <쎄시봉>에서 백사장 위 모닥불을 피워 놓고 윤형주가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로, 밤바다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 사랑이야
1978년 발표한 송창식의 대표곡으로 부인 한성숙의 작사와 송창식의 작곡으로 완성되었다. 영화 속 ‘쎄시봉’ 앞 거리를 지나던 오근태의 우산 속으로 파고든 민자영과 미도파 백화점까지 걸어갔던 가슴 두근대는 순간에 흐르는 곡으로 ‘단 한번 눈길에 터져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라는 가사와 상황이 어우러진다.
# 가나다라
1980년에 발표한 송창식의 곡으로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자 만들었다. 영화 <쎄시봉>에서는 방학 때 전국을 방랑하던 송창식이 막걸리를 한 잔 걸치며 즉흥적으로 한 곡조 뽑아내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김현석 감독이 전하는 <쎄시봉>의 모든 것!
쎄시봉
‘쎄시봉’은 내가 태어난 1972년보다도 전에 생겼다가 사라져버린 서울 무교동의 대표 음악 감상실이다. 나 역시도 ‘쎄시봉’ 원년멤버들의 전성기 시절 노래들을 중고등학교 때 들으며 자랐다.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의 음악은 특히 사랑에 대한 노래가 주를 이룬다. 그분들이 사랑에 빠졌을 때 이런 명곡들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에서 그 시절 청춘의 메카였던 ‘쎄시봉’의 멤버 모두가 한 명의 뮤즈를 좋아했다는 설정을 더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실화 또는 허구
그 당시의 ‘쎄시봉’ 원년멤버 사연과 음악 탄생 비화 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그 시절의 재현에 힘을 쏟기 보다는 영화 엔딩에 나오는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대사처럼 ‘쎄시봉’ 선생님들도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듯이 그때 걷던 무교동이나 지금은 걷고 있는 명동이나 같다는 통시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모두 실명 그대로 영화에 등장하지만 정우가 연기한 오근태, 그리고 한효주가 맡은 민자영이라는 인물은 <쎄시봉>을 위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오근태라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기 위해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실제로 대한민국 가요계를 주름잡은 거성 4인의 개성 또한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민자영 캐릭터는 당시 독보적인 세련미와 더불어 시대를 앞서가는 여자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첫사랑
나의 전작에서도 그렇듯이 어리숙 하고 불완전한 남자들이 사랑을 통해서 성숙하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 20살 무렵의 어설프지만 풋풋하고, 가슴 아팠던 사랑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고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왔을 것이다. 관객들이 부모님 세대가 이런 음악들을 들으며 우리와 똑같은 고민과 아픔을 겪으며 사랑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쎄시봉>을 통해 세대를 뛰어 넘는 첫사랑에 대해 공감했으면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첫사랑’의 이미지는 어떤 모습일까? 그런 이유로 민자영은 ‘쎄시봉’ 모든 멤버들가 사랑하는 뮤즈이자, 첫사랑의 아이콘이길 바랐다. 그들의 음악에 영향을 주고, 그들이 모두 호감을 품었던 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매력적이어야 했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쎄시봉’의 노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는 정말 유명한 이장희의 노래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노래가 얼마나 슬픈 노래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 노래의 가사 자체가 ‘사랑’이라는 명제에 대한 나의 새로운 생각이다.
아날로그
20대 때나 40대에 접어든 지금이나 나의 정서 자체는 아날로그에 가깝다. <쎄시봉>의 아날로그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장치가 바로 음악이었는데, 다행히도 예전부터 즐겨 듣던 노래들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작업에 임했다. 몇 년 전부터 ‘쎄시봉’의 음악이 ‘놀러와’ ‘불후의 명곡’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재조명되고 있어서 그 시절의 아날로그 감성을 오히려 배가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
‘쎄시봉’ 선생님들의 히트곡이 워낙 많다 보니 시나리오 초고 단계에서는 좋은 노래들이 가진 스토리에 맞게 시나리오를 쓰면 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 결과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에 중점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고, 이후 각색 단계에서는 ‘트윈폴리오’의 ‘웨딩 케이크’가 큰 뼈대가 되었다.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사랑치 않는 사람에게로’라는 ‘웨딩 케이크’의 서정적인 가사와 노래에 맞춰 내러티브를 구성했고, 관객들에게도 그 장면에서 노래가 지닌 감성이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한다.
[한효주 인터뷰 일부]
씨네21질문 - 민자영의 마음이 확실히 이해됐던 장면 혹은 순간은 언제였나.
한효주 - 촬영 들어가기 전에
의견이 분분했다.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물어보더라. "민자영은 오근태를 사랑했을까요?" 바로 대답했죠. "아니요. 그냥 썸 탄
거죠." (웃음) 그렇게 민자영은 나쁜 년이라 생각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그런데 6월15일, 아직 날짜까지 기억하는 그날 느꼈다.
근태가 자영에게 "나 너 좋아해"라고 고백하는 신을 찍을 때였다. 처음이었다. 연기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 건. 시나리오를
읽으며 준비했던 감정, 민자영은 이렇게 느낄 거야라고 생각해둔 감정의 노선이 완전히 뒤바뀐 날이었다. 민자영은 오근태를
좋아하는구나. 진심으로 좋아했구나. (웃음) 그러면서 민자영이 더 이해되기 시작했다. 연기할 때의 감정도 더 깊어졌고. 감정
노선을 갈아타게 한 데는 정우 오빠의 힘이 컸다. 오빠의 연기를 보고 내 마음이 움직였다. 정말이지 그런 경험 처음 해봤다.
그날을 '6•15의 난'이라 이름 붙였다. 촬영 끝나고는 '오늘 술 마시러 갑시다' 그랬고. (웃음)
씨네21 2015.02.16 09:16:03 조회 8660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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