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 가치를 창조하는 직업
ysl* 사람들 / 2007. 2. 16. 03:46
가치를 창조하는 직업
매일 출근길 버스에 오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내가 아는 ‘일은 저렇게 해야 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몇 사람 중 한 명이다.
그 는 내가 다니던 학교 셔틀버스 운전사였다. 매일 무심하게 오르고 내리던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어느 날부터인가 그 사람이 운전하는 버스였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갖기 시작했다. 건장하고 키가 큰 깔끔한 차림의 흑인 운전기사 그 주인공이다. 늘 뚱하고 말이 없 는 뚱뚱한 백인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만 타다가 차에 오르는 순간 “Hi, How are you doing?”이 라는 인사를 듣게 되었을 때는 당황스럽기 까지 했다.
첨엔 습관적으로 “Good. How are you?”를 하고 대답했으 나 그는 “Pretty good. Thank you” 로 정식으로 대답했다. 나는 뜻하지 않게 그와 정식 인사를 나눈 셈이 되었 다. 버스에 오르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말뿐만이 아니다. 고개와 상체를 나에게 돌린 후 눈 까지 맞춰가며 인사를 한다.
그런 날이면 기분이 매우 좋다.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하루 종일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누구 하나 나와 눈을 맞추지 않는 외로운 캠퍼스에서 나에게 저렇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있다니… 학생들이 많이 타는 정류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10명이건 20명이건, 타는 데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웃는 얼 굴로 인사를 한다. 마치 파티의 주인공과 손님들 같이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 요란하다. 재킷이 멋있다는 둥, 날씨가 어떻다는 둥, 조심해서 올라타라는 둥 그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자리에 앉는 학생들은 모두 얼굴에 웃음이 묻어 난다. 마치 소풍이라도 떠나는 버스 같다. 아저씨 역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을 하신다. 그리고 내릴 때 역시 큰소리로 잘 가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시험기간이면, 시험 잘 보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하루는 종점에 서있는 버스에 올라타 서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운전기사가 차에 올랐다. 아저씨가 어떻게 인사를 하실까 사뭇 궁금해졌다. 하얀색 스웨터와 바지, 구두 그리고 베레모까지 근사하게 차려 입은 아저씨는 하얀 이를 드러내는 웃음을 웃으며 학생들을 바라보고, ‘시험기간인데 많 이 힘들지 않느냐,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짧게 인사를 하시고 운전대를 잡으셨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아저씨의 셔틀을 타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셔틀버스 운전사가 누구인가를 가지고 그날의 운을 점쳐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아저씨도 마찬가지이다. 아저씨는 하루 종일 일하는 동안 참 즐거울 것 같다. 늘 똑 같은 길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돈다고 생각하면 지겹기 짝이 없겠지만, 늘 새로운 학생들을 태우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반가운 학생들을 수업에 늦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반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시간이 좀 지나니, 아저씨의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운전석 옆에나 뒤에 서서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도란 도란 나누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무언가를 건네주는 학생들도 생겨난다.
종점에서 담배나 피우고 버스 옆에 서있는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아저씨 주변엔 학생들이 있다. 단순히 운전기사가 아니라 하루에도 수천 명의 학생을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 그게 그 아저씨의 직업이 아닐까 한다.
“내 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란 말로 자신의 직업을 비하한다. 하지 만,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하는 자기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지고, 직업에 대해서 충실하게 임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자기 일이 아 니라고 생각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일을 막하고, 고객에게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괜한 분풀이를 고객에게 하는 셈이다. 그러 면 “이런 일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또는 자신의 직업에 혹 만족하지 않더라 도, 거기에서 의미를 찾고, 보여지는 이상의 가치를 창조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직업에서 가치를 창조한다는 것이 결코 대단한 일에서만 가능 한 것이 아니다. 작은 일이라도 남들이 생각지 못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내가 나를, 내가 하는 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인정할 리 절대 없다. 그러면 앞에 말한 대로, 그런 일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만다. 더 좋은 것을 원한다면,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고, 남들이 예상치 못한 부가가치를 만들도록 노 력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더 좋은 기회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다.
글쓴이 mirthy8980 조회: 98, 추천: 1 마지막 수정 시간: 2004-07-16 17:33:32
매일 출근길 버스에 오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내가 아는 ‘일은 저렇게 해야 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몇 사람 중 한 명이다.
그 는 내가 다니던 학교 셔틀버스 운전사였다. 매일 무심하게 오르고 내리던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어느 날부터인가 그 사람이 운전하는 버스였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갖기 시작했다. 건장하고 키가 큰 깔끔한 차림의 흑인 운전기사 그 주인공이다. 늘 뚱하고 말이 없 는 뚱뚱한 백인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만 타다가 차에 오르는 순간 “Hi, How are you doing?”이 라는 인사를 듣게 되었을 때는 당황스럽기 까지 했다.
첨엔 습관적으로 “Good. How are you?”를 하고 대답했으 나 그는 “Pretty good. Thank you” 로 정식으로 대답했다. 나는 뜻하지 않게 그와 정식 인사를 나눈 셈이 되었 다. 버스에 오르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말뿐만이 아니다. 고개와 상체를 나에게 돌린 후 눈 까지 맞춰가며 인사를 한다.
그런 날이면 기분이 매우 좋다.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하루 종일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누구 하나 나와 눈을 맞추지 않는 외로운 캠퍼스에서 나에게 저렇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있다니… 학생들이 많이 타는 정류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10명이건 20명이건, 타는 데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웃는 얼 굴로 인사를 한다. 마치 파티의 주인공과 손님들 같이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 요란하다. 재킷이 멋있다는 둥, 날씨가 어떻다는 둥, 조심해서 올라타라는 둥 그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자리에 앉는 학생들은 모두 얼굴에 웃음이 묻어 난다. 마치 소풍이라도 떠나는 버스 같다. 아저씨 역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을 하신다. 그리고 내릴 때 역시 큰소리로 잘 가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시험기간이면, 시험 잘 보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하루는 종점에 서있는 버스에 올라타 서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운전기사가 차에 올랐다. 아저씨가 어떻게 인사를 하실까 사뭇 궁금해졌다. 하얀색 스웨터와 바지, 구두 그리고 베레모까지 근사하게 차려 입은 아저씨는 하얀 이를 드러내는 웃음을 웃으며 학생들을 바라보고, ‘시험기간인데 많 이 힘들지 않느냐,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짧게 인사를 하시고 운전대를 잡으셨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아저씨의 셔틀을 타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셔틀버스 운전사가 누구인가를 가지고 그날의 운을 점쳐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아저씨도 마찬가지이다. 아저씨는 하루 종일 일하는 동안 참 즐거울 것 같다. 늘 똑 같은 길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돈다고 생각하면 지겹기 짝이 없겠지만, 늘 새로운 학생들을 태우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반가운 학생들을 수업에 늦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반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시간이 좀 지나니, 아저씨의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운전석 옆에나 뒤에 서서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도란 도란 나누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무언가를 건네주는 학생들도 생겨난다.
종점에서 담배나 피우고 버스 옆에 서있는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아저씨 주변엔 학생들이 있다. 단순히 운전기사가 아니라 하루에도 수천 명의 학생을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 그게 그 아저씨의 직업이 아닐까 한다.
“내 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란 말로 자신의 직업을 비하한다. 하지 만,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하는 자기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지고, 직업에 대해서 충실하게 임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자기 일이 아 니라고 생각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일을 막하고, 고객에게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괜한 분풀이를 고객에게 하는 셈이다. 그러 면 “이런 일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또는 자신의 직업에 혹 만족하지 않더라 도, 거기에서 의미를 찾고, 보여지는 이상의 가치를 창조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직업에서 가치를 창조한다는 것이 결코 대단한 일에서만 가능 한 것이 아니다. 작은 일이라도 남들이 생각지 못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내가 나를, 내가 하는 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인정할 리 절대 없다. 그러면 앞에 말한 대로, 그런 일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만다. 더 좋은 것을 원한다면,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고, 남들이 예상치 못한 부가가치를 만들도록 노 력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더 좋은 기회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다.
글쓴이 mirthy8980 조회: 98, 추천: 1 마지막 수정 시간: 2004-07-16 17: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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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 커리어디시젼 대표 (www.careerdecision.co.kr)
한양대학교 외국인 회사 면접 클리닉 담당
'몸값을 최고로 올리는 자기경영의 기술’ 저자
미국상담협회, 미국경력개발협회 프로페셔널 회원
전 리헥트해리슨 코리아
전 삼성전자 본사 인사팀
전 미네소타 대학 유학생 전담 카운슬러/어드바이져
미국 미네소타대학 상담심리학(진로상담 특화)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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