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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노틀담의 꼽추, 사운드 오브 뮤직, 댄싱 섀도우, 헤어스프레이, 그리고 최신작 시카고와 갬블러까지. 이 화려한 뮤지컬 리스트의 공통분모는 박칼린, 바로 그녀다.



공 연이 끝나고 난 뒤, 커튼콜에 배우들이 관객들 앞으로 쏟아져 나온다.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쉼 없이 이어진다. 배우들이 인사를 마치고 자연스레 무대 밑 오케스트라로 이동하는 스포트라이트.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던 오케스트라 속에서 미모의 한 여인이 손을 번쩍 든다. 쏟아지는 박수 세례.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41)이다.

국내 뮤지컬 음악 감독 1호, 뮤지컬 흥행 보증수표,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 수많은 수식어들이 그녀 앞에 따라붙는다. 넘치는 열정과 강한 카리스마, 돋보이는 외모는 그녀를 뮤지컬의 여제(女帝)로 만들었다. 최신작 ‘시카고’와 ‘갬블러’의 음악 감독을 동시에 맡아 누구보다 분주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연습실로 찾아갔다.

연습을 마치고 잠시 쉬는 배우들로 이미 복도는 만원. 틈새를 헤집고 나가니 바닥에 철퍼덕 앉아 배우들과 함께 허물없이 담소를 나누는 그녀가 보인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긴 머리, 탄탄한 몸매에서 뿜어내는 열정이 단박에 전해져 온다. 마땅히 인터뷰할 곳이 없어 복도 한쪽에 임시 의자를 가져다 놓고 인터뷰를 청했다.

뮤지컬 흥행 보증수표

“제 수식어가 흥행 보증수표라고요? 전혀 모르는 이야긴데…. 흥행을 따질 때, 작품이 기술적으로 좋고 나쁜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또한 배우들이 춤을 잘 추는지, 못 추는지도 중요하지 않죠. 가장 중요한 건, 모두 뮤지컬이 너무나 하고 싶어 온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매일 올 때마다 흥분돼 있어야 하죠. 감독인 저도 마인드가 중요한데, 주변 스태프들의 기분을 계속 업 해 줘야 해요. 에너지를 표출하는 거죠. 이 점에서 자부할 수 있는 게 있어요. 나와 작품을 함께하는 앙상블의 에너지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앙상블은 늘 주연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거든요.”

결국 뮤지컬 흥행의 성패는 팀워크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끼 많은 배우들이나 연주자들을 한데 잘 어울리게 하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금까지 너무도 잘해 오고 있다. 이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다는 사실의 또 다른 방증이다.

“일 할 때 언제나 사람 감정을 살펴서 기분을 좋게 하려고 하죠. 특히 우리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순전히 나한테만 지시를 받기 때문에 배우들보다 호흡이 더 잘 맞아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인지 연주자 한 명을 고를 때에도 2~3개월씩 걸리죠. 매번 심사숙고해요. 연주자 한 명이라도 분위기가 맞지 않으면 물을 흐려놓기 때문이죠. 모든 것은 기분 좋게 해야 해요. 서로 돕고 서로 에너지가 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죠.”

그래도 사람끼리 부딪치며 하는 일,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트러블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먼 저 문제의 소스가 무엇인지 파악하죠. 배우 프로덕션 기술 등 문제의 뿌리로 파고 들어가서 해결하려 해요.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차 한 잔 마시자’고 하죠. 하지만 연습실 밖과 안을 엄격하고 철저하게 구분하는 편이에요. 우리는 컴퓨터보다 더 정확하게 약속된 상황 하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의 역할이 마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박 반장’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뮤지컬 음악 감독의 역할은 너무나도 크다. 챙겨야 할 일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얘기다.

“자 기 분야가 세분화돼 있는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와는 달리 한국 음악 감독은 말 그대로 1인 다역을 해야 하죠. 서로의 역할이 엉켜 있어요. 국내 뮤지컬 음악 감독 1호로서 제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사실을 인정해요.”

실제로 그녀는 작품이 선정되는 그 순간부터 무대의 막이 내릴 때까지 한시도 공연 현장을 떠날 수 없다. 음악을 창작하거나 선곡하고 편곡하는 작업에서부터 스태프 구성, 배우 캐스팅과 노래 연습까지 참가해야 한다. 따로 밴드도 연습시키고 지휘도 해야 한다. 뮤지컬계의 만능 엔터테이너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항상 긴장해야 하고, 엄청 힘들죠. 번지르르한 겉모습만 보고는 뮤지컬 음악 감독을 하겠다고 왔다가 체력이 안 돼 떨어져나가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그렇게 힘들지만 그래도 제가 손을 놓지 못하는 건 매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겠죠. 생명력을 느끼는 라이브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과 호흡해 한 작품을 이룰 때의 성취감이 크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녀는 육체적 물리적으로 힘들 때를 대비해 항상 체력 관리를 해둔다. 그녀의 체력 관리 방법은 ‘쉴 때 확실히 쉴 줄 알고, 해야 할 때는 무한정 쏟아내는 것’. 그녀는 공연 석 달 전부터 페이스 조절을 한다. 쉴 때는 집에서 요가나 요리를 하고,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등산을 할 때도 있다. 집 뒷산이 청계산이라 시간 날 때마다 오르는 편이다. 워낙 자연을 좋아해 10년 후에는 숲속에서 글 쓰고,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지금도 집 앞에 조그만 야채밭을 일구고 있는데, 이게 무척이나 재미있단다. 그렇게 수확한 야채들을 한데 모아 매주 토요일 오후엔 지인들을 불러 바비큐 샐러드 파티를 연다. 미국에 살던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 중 하나다.


나는 반은 한국인

박칼린은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셋째 딸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예술대에서 종합음악을 전공하고 서울로 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작곡을 배운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일찌감치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적인 재능을 보인 그녀는 아홉 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배우와 첼로 연주자로 첫 무대를 치른 뒤, 10년간 배우 생활을 했다. 이처럼 배우 작곡 작사 연주 등 다양한 음악 분야를 두루 거친 후 1995년 한국에서 뮤지컬 ‘명성황후’로 음악 감독에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뮤지컬을 모두 섭렵하며 ‘국내 1호 음악 감독’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것. 지난해에는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신설된 음악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20여 년 전부터 한국의 뮤지컬에 인생을 바쳐 왔던 보람을 절절히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뮤지컬 음악 감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국악 공부를 할 때 윤호진 선생님이 도와달라고 말씀하신 것 때문이었죠. 당시엔 음악 감독이라는 호칭을 잘 사용하지 않았어요. 첫 5년간은 정말 힘들었죠. 배우들은 발레의 ‘발’자도 모르고 찾아왔고, 당시만 해도 공부하는 배우가 `별로 없었어요. 뮤지컬이 뭔지 제대로 알고 만드는 사람도 없었죠. 하지만 그게 저에겐 더 재미있었어요. 남이 다 해놓은 건 재미없잖아요. 쉬운 걸 하고 있을 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숙제를 풀어내는 게 재밌고, 그게 다 풀리면 그 자리를 떠야죠. 사서 고생한다는 말, 괜히 나온 게 아니겠죠?(웃음)”


한국 뮤지컬계의 살아 있는 전설

이제 한국 뮤지컬은 대단히 많이 발전했다. 그녀가 느꼈던 산재된 문제들이 많이 해결되고, 배우들의 기량은 1000% 향상됐다. 배우들은 기초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한국 뮤지컬 배우들은 이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좋을 만큼 성장했다. 기술적인 면도 외국과 맞먹거나 앞서간다. 문제는 창작이다.

“이 제 한국도 창작 뮤지컬을 활성화해야 해요. 이를 위해 7~8년 전부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어요. 뮤지컬을 발명해내는 ‘킥 뮤지컬’이죠. 일종의 뮤지컬 스터디인데요. 뮤지컬 인큐베이팅과 라이선싱, 그리고 작품 제작 코디를 담당하죠. ‘각시부인전’ ‘잃어버린 눈물’ ‘카르멘을 찾아서’ 등 많은 작품들이 킥 뮤지컬을 통해 탄생했어요. 이 작품들이 발탁돼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진 수입이 없어요. 단지 작품 하나를 올리기 위해 창작진과 킥 뮤지컬 모두가 한 배를 타는 거죠. ‘이 작품을 올리지 않으면 난 죽을 것 같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킥 뮤지컬과 순수한 열정, 그리고 진지한 도전 정신. 한국 뮤지컬에 바친 20년이란 세월이 그녀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마흔을 넘겼고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아직 화려한 싱글이다. 누군가 외롭지 않느냐고 물어올 때면, 그녀의 대답은 한결같다. 매일 수십 수백 명의 스태프 배우 관객과 만나는 데 무에 외롭겠느냐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뮤지컬과 함께하기에 그녀의 인생엔 늘 희망이 가득하다.

박칼린

킥뮤지컬 대표
1967년 미국 출생.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School of Music
서울대 음악대학원 국악작곡 전공
1996~99 아리랑 TV ‘Sound and Motion’, ‘Arirang Cafe-Eyes on Art’ 진행
뮤지컬(음악감독/지휘/OCR/개사/번역)
헤어스프레이(Hair Spray)
시카고(Chicago)
댄싱 섀도우(Dancing Shadows)
렌트(Rent)
까미유 끌로델(Camille Claudel)
미스 사이공(Miss Saigon)
아이다(Aida)
틱틱붐(Tick, Tick, Boom!)
노틀담의 꼽추(Hunchback of Notre Dame)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
페임(Fame)
갬블러(Gambler)
가스펠(Godspell)(연출)
명성황후(Last Empress) 외

연극

여자의 선택
사람의 아들(Son of Man)
멕베스(Macbeth)

영화음악

단편영화 ‘소풍(칸영화제 출품작)-음악감독(편곡)
디즈니 코리아 ‘Lady & the Tramp’-음악감독
디즈니 코리아 ‘101 Dalmatians’
‘Tai Chi Chuan’ Documentary,
Seoul-음악감독

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

[참고자료]
한경 "머니" 매거진 2008년 8월호
http://magazine.hankyung.com/apps/news?popup=0&nid=21&nkey=2008073100039000492&mode=sub_view

SBS TV 뉴스 인터뷰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508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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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izy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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