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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Science Goes to War : the search for the ultimate weapon, from Greek fire to Star Wars (2002)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
어니스트 볼크먼 (지은이) | 석기용 (옮긴이) | 이마고 |
2003-06-25 정가 : 23,000원
반양장본 | 510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90429087


[목차]
옮긴이의 글 - 전쟁과 과학, 그 파멸의 변주곡
머리말 - 전쟁과 과학, 그 저주의 관계가 시작되다

1. 인간의 용맹이 전쟁터를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
2. 중세 유럽으로 밀려 들어온 이슬람의 과학지식
3. 유럽을 중심으로 만개한 군사과학
4. 항해술의 발달과 제국주의의 탄생
5. 정치라는 재갈을 물게 된 과학
6. 과학자의 양심이 먼저인가, 애국심이 먼저인가
7. 현대산업은 1·2차 대전에 헌신한 과학의 산물이다
8. 인류 최악의 과학 드라마, 원자폭탄의 개발
9. 엄청난 파괴력을 소유한 현대과학은 어디로 갈 것인가
10.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꺼이 정치의 시녀가 된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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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과학의 결탁은 인간이 상대방을 죽이는 더 좋은 방법을 고심하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된 아주 오랜 관계입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지적했듯이 군인들에게 일반적인 세균들을 대량살상무기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가르쳐준 미생물학자들이 없었다면 생화학무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어떤 군인들도 과학자의 도움 없이 밀폐된 공간에서 폭발된 화학가스가 그처럼 엄청난 속도로 멀리까지 확산될 수 있다거나, 깊숙한 지하요새에 숨은 부대가 이른바 심폐기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네이팜탄이라 불리는 가솔린이 첨가된 화합물로 괴멸될 수 있다거나, 특정 원자들에 중성자로 충격을 가하면 도시 하나를 완전히 초토화시켜버릴 수 있는 폭탄을 만들어 낼 수있다는 사실 등을 알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는 수천년을 이어온 전쟁과 과학의 놀라운 공생관계를 파헤치면서 인류의 과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위대한 과학자들이 군사기술개발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던 흑막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초에 세균학을 비롯한 의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전염병이나 각종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인성을 저버린 나치와 일본군의 생체실험이 결과적으로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여행 시대를 연 로켓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한 인물은 바로 나치 전범이며, 종전 후 그 전범을 빼돌려 우주로켓 개발에 참여시키는 미국의 행태를 보면서 인간의 우주 정복이 과연 감격해할 만한 일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아리스토텔레스나 갈릴레이, 오펜하이머 등 유명한 과학자들이 애국심에서 혹은 돈벌이를 위해서 군사과학을 연구했다는 사실도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러한 전쟁과 과학의 관계는 결국 각종 첨단과학의 발달을 불러왔으며 오늘날 인류가 누리고 있는 과학문명은 바로 이러한 전쟁과 과학의 야합이 낳은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과학이 단지 일방적으로 전쟁에 봉사해왔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저자의 지적입니다. 즉 과학은 전쟁으로 인해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했으며 과학자들 역시 전쟁을 통해 자신들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인정받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전쟁이 과학의 성과를 이용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과학자들과 과학이 전쟁을 필요로 하고 이용하기도 했다는 이 사실 앞에서 이 책은‘과학의 도덕성’에 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비단 군사기술개발에 종사하는 현대의 과학과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비군사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으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연구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인간을 위한 과학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요. 20세기에나 나올 만한 파괴적인 무기를 생각해내지만 그것이 실제 쓰일까 염려하여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내용을 거꾸로 적었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일부 소규모의 학술 집단에만 새로운 과학지식을 한정시켜 공개한 로저 베이컨의 고뇌를 오늘날의 과학자들이나 위정자들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훌륭하게 보완하고 있는 연구서
저자 어니스트 볼크먼은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인문학적 교양을 겸비한 근래 보기 드문 군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고대문명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전쟁에서의 과학자의 역할, 지배자의 과학정책, 전쟁에 사용된 무기 등이 전쟁의 승패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해낸다. 따라서 전쟁의 본질, 이론 및 전략의 기본 등을 철학, 정치학, 논리학 등의 측면에서 다룬 군사학의 고전인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보완해주는 군사과학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또한 첨단무기나 무기의 역사, 전쟁의 역사 등 어느 하나에만 초점을 둔 기존의 여러 책과는 달리 전쟁사와 과학사 양쪽 모두를 같은 비중으로 깊이 있게 다뤄 전쟁에 대한 과학의 정확한 입지와 과학에 대한 전쟁의 관계를 명징하게 부각시켜주고 있다. 게다가 자칫 무겁고 딱딱해질 수 있는 전쟁과 과학이라는 주제를 저자는 치열한 전투 장면과 그 전투에서 극적으로 등장하는 신무기의 위용, 양심과 조국의 요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학자의 고뇌, 과학의 뒷받침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필요 이상의 발전은 허용하지 않는 위정자의 비정함 등을 특유의 저널리스트적인 감각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냄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순식간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전쟁이 과학을 이용한 것인가, 과학이 전쟁을 이용한 것인가?
고 대 문명이 시작된 이래 잘 훈련된 군인이나 뛰어난 작전 능력도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첨단과학무기의 보유 여부라 할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나 나폴레옹 같은 위대한 정복자들은 과학의힘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파악했고 그 힘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았기 때문에 세계 역사에 남을 정복 활동이 가능했다. 그래서 군인들은 애국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물질로 유혹하기도 하면서 과학자들이 전쟁에 참여하도록 종용해왔고, 아르키메데스로부터 오펜하이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이 기꺼이, 때로는 어쩔 수 없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쟁무기 개발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자신들이 발명한 군사무기가 지닌 살상력과 파괴력으로 인해 때로 우울한 자책감에 시달리거나 아니면 반대로 자신의 놀랄 만한 성과물을 바라보며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과학은 일방적으로 전쟁에 이용되기만 한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전쟁으로 인해 자신들의 존재를 위정자에게 각인시키고 중요성을 인정받아왔으며, 또한 전쟁은 자신들의 연구를 실험해보고 과시할 아주 좋은 무대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과학과 전쟁의 이처럼 놀라운 공생관계를 파헤치면서 갈릴레이, 하이젠베르크와 같은 대과학자들이 군사기술개발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던 흑막을 폭로한다.

눈부신 과학의 발전 뒤에는 윤리를 무시한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천 재적인 화가이자 과학자이며 군사기술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20세기에나 구경할 법한 각종 신무기들을 스케치하면서 그 내용을 거꾸로 적어놓았다. 자신이 생각해낸 무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실용화될 것을 두려워한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염려와 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전쟁은 각종 대량살상무기의 경연장이 되어가고 있고 과학자들은 더 나은 살상무기 개발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학자들을 더욱더 부추기는 것은 위정자들이다. 권력 유지를 위해, 국가경쟁력을 위해 그들은 과학이 도덕과 원칙을 무시하는 것을 묵인하고 조장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나치와 일본군에 의해 인성이 상실된 각종 생체실험이 행해졌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우주비행 연구에 유대인을 실험도구로 사용한 독일의 스트럭홀트나 일본군 731부대를 이끈 이시이 시로 박사는 전후 세계의 패권을 노리는 미국의 ‘페이퍼클립 작전’에 의해 전범재판에서 빼돌려졌고, 그들은 미국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자신들의 연구를 계속해나갈 수 있었다. 스트럭홀트는 미국이 아폴로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많은 영예를 누리고 미 공군 항공의학 학교장직까지 지낸다. 반면 ‘컴퓨터의 아버지’인 앨런 튜링은 전쟁 기간 동안 영국 정부를 위해 큰 공을 세우지만 결국 정부로부터 버림받고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하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애플 컴퓨터의 사과 로고는 앨런 튜링을 기려 채택한 것이라고 한다.) 결국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과학문명은 순수과학을 연구하는 고귀한 과학자들의 연구정신이 아닌 권력과 결탁한 과학이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 리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군사과학의 산물들
더 나은 군사무기를 만들기 위한 과학연구는 종종 인간의 실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줄 듯하지 않는 발명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군사무기로 개발된 것이 약간의 변형을 거친 뒤 실생활에 사용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컴퓨터나 통조림, 스프레이식 모기약, 비행기, 트랜지스터, 볼펜 그리고 위성위치추적기(GPS)와 같은 장비들은 모두 전쟁으로 인해 탄생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그리 생소한 지식이 아니다. 반면 전혀 전쟁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과학이 전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군사지식을 대중화시킨 인쇄술, 멀리 있는 적을 빨리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 천체관측용 망원경, 항해술을 발달시켜 제국주의의 기틀을 다진 나침반, 암호문에 적극활용된 순수수학 등. 그래서 이 책은 비단 군사기술개발에 종사하는 현대의 과학과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비군사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으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이라 하더라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연구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참고자료]
http://chukrian.egloos.com/4233027

알라딘 책소개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429080


Posted by wizy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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