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맵 김은영 이사
ysl* 사람들 / 2008. 2. 26. 21:53
비틀맵 - 한국에도 이런 그림 지도가 있구나. 외국에 가면 늘 보던 것이지만 결국 한국에서 해냈다. 게다가 관광자료가 부족하니 여기 저기 마케팅을 통해 비틀맵이 눈에 많이 띄이고, 나중에는 잡지까지 나왔다. 어느 지리학과 출신의 아이디어 일까... 했더니 사학을 전공하고 여행을 좋아하던 분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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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엔 모두 '지도'가 있다
<이코노 피플 - 2> 김은영 ㈜지오마케팅 대표이사
유창재 (karma50)
'버려지지 않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이 물음에 아무런 고민 없이 당연한 듯 '지도'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노란색 딱정벌레가 그려진 지도를 만드는 ㈜지오마케팅(www.beetlemap.com)의 김은영(39) 사장이다.
지난 10월 2일 저녁 김은영 사장을 만난 자리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커피숍이었다. 약속 장소에 온 그녀는 가지고 나온 지도를 펼치고, 자신이 있는 장소가 지도에 잘 표시돼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김은영 사장이 만드는 지도는 보통 평면지도와 달리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 예쁘게 그려진 입체지도이다. 접으면 한 손에 쥘 수 있는 지도는 일러스트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졌다. 그녀가 만든 지도를 펼치고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 위를 직접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 지도는 '비틀맵'(Beetlemap)이란 이름도 있다. '비틀맵'에는 "회사가 없어져도 상품으로써 없어지지 않는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는 김은영 사장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이름을 붙일 정도로 지도에는 볼거리와 읽을거리 등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생명이 있는 지도였다.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배낭을 매고 이곳저곳을 다니게 됐어요. 나도 모르게 지도가 쌓이더라구요. 특히 파리를 여행할 때 맥도널드에서 만든 입체지도인 맥맵(Mac Map)을 봤어요. 앞면에는 파리의 지도 위에 맥도널드 위치가 표시돼 있고, 뒷면에는 파리의 관광지 정보가 정리돼 있더라구요. 바로 이 거다 했죠."
여행하기를 유난히 좋아하다 보니 지도를 만들게 됐다는 김은영 사장의 세상 보기는 남달랐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그녀는 지난 97년 지오마케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하이네켄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에서 영업업무를 했다. 그곳에서 3년만에 영업 이사에 오를 정도로 일하는데 남과 다른 '능력'을 보였다. 그녀는 '능력'은 바로 세상 보는 방식이 남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마라! 모든 것이 기회다"
"세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일에 다 잘 할 수는 없죠. 내가 못한다 해서 순간 망신스러울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요. 내가 스스로 '개구리'가 될 필요는 없죠.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위축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많은 경험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며, 그럴 때 기회는 찾아옵니다."
적극적인 생각이 김은영 사장을 영업사원에서 영업이사로, 그리고 25명의 직원을 이끄는 여성 CEO로 성공하는 데 바탕이 됐다.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은 김은영 사장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김씨는 특히 영업을 하면서 '브랜드' 개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가르침을 줄 스승을 직접 찾아 나섰다.
"그때가 88년인가요. '브랜드'에 관심은 있는데 도무지 알 길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번호부를 펼쳤죠. 쭉 넘기며 찾다보니 당시 '코오롱 연구소'가 눈에 띄었죠. 일단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죠. 그랬더니 이영직 소장님을 소개시켜줬어요. 곧바로 통화를 하게 됐고, 바로 그날 저녁 만나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죠. 그때 만남이 제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왔어요."
이들의 만남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김은영 사장은 자신만의 '마케팅' 방식을 만들었다. 바로 '실천의 법칙'이 그녀가 만든 '지오마케팅'이다. 그녀는 5년 내, 버려지지 않는 유용한 상품의 지도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김은영 사장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겨 있는 정보가 가득한 지도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계획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가방과 지갑이 말해준다. 지도가 그려진 가방과 지갑을 들고 다니며, 또한 그녀가 건네는 명함에도 회사의 위치를 표시한 '비틀맵' 지도가 그려져 있다. 김 사장에게는 지도는 생활이었다.
"앞으로 지도를 상품화할 겁니다. 컵, 옷 같은 가정용품, 팬시용품 등 일상 속 상품 어디에나 다 지도를 그려 넣을 수 있죠. 그리고 그것을 파는 것이죠. 지도가 '브랜드'로서 상품이 되는 거죠. 결국 지도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고, 모든 것에 지도를 담을 수 있답니다."
내 분야가 아니라도 관심을 가져라
김은영 사장은 "먼저 하셨군요"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누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상품을 발굴해내어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먼저 내놓는 것이 성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라며 세상 모든 사물에 지도를 담아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
김 사장은 특히 '누가 지도에 이름을 붙일까'라는 생각보다 '어떤 정보를 담아 무슨 이름을 붙여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까'를 고민한다. 일종의 '변용(變容)을 통한 창조'를 위해 노력한다.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에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은 나에게 의미가 되었다'고 했듯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와 사물들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내게 커다란 의미가 될 것입니다. 비록 내 분야가 아니지만 알아두면 언젠가는 하나의 의미로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성공은 남보다 더 많은 고통을 느끼고, 더 많이 생산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고민하십시오."
그녀의 '비틀맵'을 들여다보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녀의 힘찬 목소리에서 지도는 단순한 그림정보가 아닌 생활 속에서 꿈을 꾸고 이뤄나가는데 함께 하는 '작은 세계'로 다가왔다. 그 세계를 담은 '비틀맵'을 손에 쥐고 여행을 떠나보자.
2002-10-09 19:20 ⓒ 2007 OhmyNews
[자료출처]
오마이뉴스 2002.10.9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090329
나는 업무상 외국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빠뜨리지 않고 가는 곳이 서점이다. 런던시내 중심부인 코벤트 가든 한켠에는 100년 전통의 세계에서 가장 큰 지도가게(Map Shop)가 있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에 있는 거의 모든 나라의 지도들을 팔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우리나라 지도는 그 어디에도 없다. 현재 독일에서 만든 우리나라 지도가 있긴 하지만 그 지도에 비춰진 우리의 이미지는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 아직도 표지에는 6∼70년대 농촌의 이미지가 우리나라를 대변하고 있으니 지도의 세밀함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우리의 지도업계가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충격을 받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지도업체들은 글로벌화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마케팅이나 응용기술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직접 하자는 생각을 하고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지도라는 아이템이 미디어로 다가오다
창업을 하기 전 맥주회사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했던 나는 영업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 세상 무슨 일이든, 어떤 아이템이든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내 아이템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찾기 시작한 카테고리가 바로 '미디어'였다. 평소에도 여행을 즐기던 나는 92년부터 배낭여행을 시작했는데 여행이 주는 학습효과를 통해 내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러한 배낭여행에서 지도나 가이드북은 여행의 중요한 도구였다.
그러던 중 지도가 나에게 미디어로 다가오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맥도날드맵'이라는 것 때문이다. 파리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 가면 입구에 지도가 쌓여있다. 그 지도를 펼치면 파리 전도가 나오면서 맥도날드 매장이 햄버거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고 뒷면을 보면 맥도날드 매장 주변의 코스별 관광지가 상세하게 나와 있다.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크게 와 닿던 것이 없던 내게 그 지도는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의미가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이고 미디어이다. 그때부터 내가 지도를 가지고 얼마나 응용해서 개척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도 문화가 너무나 빈약했다. 지도라는 것은 '정보디자인'으로 정보전달력을 얼마나 높여서 디자인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도는 우선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유럽의 입체지도가 나를 매료시킨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지도의 무한한 세계를 느꼈다. 광고에 있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비주얼이 중요한 것처럼 지도도 입체그림지도를 이용하면 인간의 심성을 섬세하게 터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업을 하게 된 것이다.
내 아이템, 내 브랜드로 시작한 것이 비틀맵
이 때가 1997년 10월말이었다. 보통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지만 나에겐 그럴 시간이 없었다. 일에 집중하기 위해 바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11월 한 달 동안 국내 리서치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조이스 버드'라는 이름으로 창업하게 되었는데 회사가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지오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지오그라피를 이용한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회사이름에서부터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이름은 바뀌었지만 '브틀맵'이라는 브랜드는 창업초기부터 지은 것으로 여기에는 그 동안 생각해왔던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비틀맵이란 비틀(딱정벌레)과 맵(지도)의 복합어로 입체그림지도와 그 지도를 활용한 지도 단행본과 잡지 등의 제품군을 일컫는 이름이다. 딱딱한 지도를 동화적이고 친근한 딱정벌레의 이미지와 결합시켜 쉽고 예쁘고 재미있는 입체그림지도를 표현하고자 붙여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마케팅을 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이 수월하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대기업은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서 장기적인 마케팅을 통해 그 브랜드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우리 기업의 실정이 아쉬웠다. 하지만 남 탓할 것 없이 나부터 뭔가를 하자는 생각으로 내 아이템, 내 브랜드로 시작하자고 마음먹었고 내가 시작한 아이템은 지도이고 그 지도에 브랜드를 붙인 것이 '비틀맵'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비전도 'The Best Map Brand Globally'이다. 항상 우리의 사고는 해외로 열려있다. 뭔가를 해도 글로벌 브랜드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검토를 한다.
힘든 고비를 넘어 10년의 계획을 향해
물론 창업 초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힘든 시기였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무가지를 발행하기 시작했는데 무가지를 발행하는 환경과 유가지를 발행하는 환경은 너무나도 다르다. 또한 입체지도의 제작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정밀하여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일일이 지형을 리서치하고, 건물을 직접 촬영한 후에 작업을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연구개발이라고 하는 분야가 정말 필요한 회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윤에 대한 문제로 연구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지도 납품을 수주하면 실무작업을 진행하면서 함께 연구개발을 하는 것이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지방자치단체 비즈니스였다. 전국에 있는 지자체를 상대로 지도를 하나하나 그려나가는데 그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지자체에 지도 하나가 생긴다는 것은 그 지역의 가이드북도 되고 관광화보도 되는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상의 기술을 가미하면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를 지자체에 설명하고 지자체와 투자금을 분담하는 형식으로 사업의 안정을 꾀한 것이다.
이렇게 지자체를 상대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10년의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7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초창기 업계에 입체지도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던 과거와는 달리 수월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제 지자체는 하나의 전도가 생긴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끝없는 아이템이 나오게 되고 이것은 모두 데이터로 축적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철저한 기획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데이터의 활용은 작업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민간기업에도 이를 응용해 판촉물 등으로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재 하고 있는 지자체 사업, 단행본, 잡지 등의 사업분야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연계산업군으로 다양화되어 있어 사업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밝은 비전이 있다.
세계시장에 '비틀맵'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표
서두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외국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 지도가 없다. 그래서 비틀맵은 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IMTA(International Map Trade Association)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국제지도협회의 회원이 되었고 영국이 해외유통의 첫 시장이 되었다. 향후 2∼3년간 우리나라 전도와 제주도, 서울, 인천공항지도 등을 유통시킬 계획이다. 물론 판매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는 지정학적 위치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관광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컨벤션을 유치하게 되면 관광도 함께 살아난다는 것이 내 분명한 의견이다. 그리고 세계에 우리 비틀맵을 유통시킨다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를 주장하는 비틀맵이 세계의 쇼룸에 깔린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세계인이 제대로 된 한국지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리고 또 하나의 희망은 'The Story Map'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이슈가 되는 장소를 스토리 맵으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 독도지도와 이스라엘 성지순례지도를 스토리 맵으로 출시할 계획인데 성지순례지도는 금년 11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IMTA Asia Pacific Conference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자료 출처]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웹진 2005. 5
나만의 브랜드로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는 힘 - 비틀맵 김은영
http://www.khdi.or.kr/better/2005.htm?mode=view&fid=499&page=8&table_name=bpbw&code=2005&keyfield=&key=&grouping_ok=&grou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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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엔 모두 '지도'가 있다
<이코노 피플 - 2> 김은영 ㈜지오마케팅 대표이사
유창재 (karma50)
'버려지지 않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이 물음에 아무런 고민 없이 당연한 듯 '지도'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노란색 딱정벌레가 그려진 지도를 만드는 ㈜지오마케팅(www.beetlemap.com)의 김은영(39) 사장이다.
지난 10월 2일 저녁 김은영 사장을 만난 자리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커피숍이었다. 약속 장소에 온 그녀는 가지고 나온 지도를 펼치고, 자신이 있는 장소가 지도에 잘 표시돼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김은영 사장이 만드는 지도는 보통 평면지도와 달리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 예쁘게 그려진 입체지도이다. 접으면 한 손에 쥘 수 있는 지도는 일러스트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졌다. 그녀가 만든 지도를 펼치고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 위를 직접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 지도는 '비틀맵'(Beetlemap)이란 이름도 있다. '비틀맵'에는 "회사가 없어져도 상품으로써 없어지지 않는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는 김은영 사장의 마음이 담겨 있다.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이름을 붙일 정도로 지도에는 볼거리와 읽을거리 등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생명이 있는 지도였다.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배낭을 매고 이곳저곳을 다니게 됐어요. 나도 모르게 지도가 쌓이더라구요. 특히 파리를 여행할 때 맥도널드에서 만든 입체지도인 맥맵(Mac Map)을 봤어요. 앞면에는 파리의 지도 위에 맥도널드 위치가 표시돼 있고, 뒷면에는 파리의 관광지 정보가 정리돼 있더라구요. 바로 이 거다 했죠."
여행하기를 유난히 좋아하다 보니 지도를 만들게 됐다는 김은영 사장의 세상 보기는 남달랐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그녀는 지난 97년 지오마케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하이네켄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에서 영업업무를 했다. 그곳에서 3년만에 영업 이사에 오를 정도로 일하는데 남과 다른 '능력'을 보였다. 그녀는 '능력'은 바로 세상 보는 방식이 남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마라! 모든 것이 기회다"
"세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일에 다 잘 할 수는 없죠. 내가 못한다 해서 순간 망신스러울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요. 내가 스스로 '개구리'가 될 필요는 없죠.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위축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많은 경험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며, 그럴 때 기회는 찾아옵니다."
적극적인 생각이 김은영 사장을 영업사원에서 영업이사로, 그리고 25명의 직원을 이끄는 여성 CEO로 성공하는 데 바탕이 됐다.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은 김은영 사장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김씨는 특히 영업을 하면서 '브랜드' 개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가르침을 줄 스승을 직접 찾아 나섰다.
"그때가 88년인가요. '브랜드'에 관심은 있는데 도무지 알 길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번호부를 펼쳤죠. 쭉 넘기며 찾다보니 당시 '코오롱 연구소'가 눈에 띄었죠. 일단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죠. 그랬더니 이영직 소장님을 소개시켜줬어요. 곧바로 통화를 하게 됐고, 바로 그날 저녁 만나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죠. 그때 만남이 제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왔어요."
이들의 만남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김은영 사장은 자신만의 '마케팅' 방식을 만들었다. 바로 '실천의 법칙'이 그녀가 만든 '지오마케팅'이다. 그녀는 5년 내, 버려지지 않는 유용한 상품의 지도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김은영 사장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겨 있는 정보가 가득한 지도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계획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가방과 지갑이 말해준다. 지도가 그려진 가방과 지갑을 들고 다니며, 또한 그녀가 건네는 명함에도 회사의 위치를 표시한 '비틀맵' 지도가 그려져 있다. 김 사장에게는 지도는 생활이었다.
"앞으로 지도를 상품화할 겁니다. 컵, 옷 같은 가정용품, 팬시용품 등 일상 속 상품 어디에나 다 지도를 그려 넣을 수 있죠. 그리고 그것을 파는 것이죠. 지도가 '브랜드'로서 상품이 되는 거죠. 결국 지도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고, 모든 것에 지도를 담을 수 있답니다."
내 분야가 아니라도 관심을 가져라
김은영 사장은 "먼저 하셨군요"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누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상품을 발굴해내어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먼저 내놓는 것이 성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라며 세상 모든 사물에 지도를 담아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
김 사장은 특히 '누가 지도에 이름을 붙일까'라는 생각보다 '어떤 정보를 담아 무슨 이름을 붙여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까'를 고민한다. 일종의 '변용(變容)을 통한 창조'를 위해 노력한다.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에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은 나에게 의미가 되었다'고 했듯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와 사물들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내게 커다란 의미가 될 것입니다. 비록 내 분야가 아니지만 알아두면 언젠가는 하나의 의미로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성공은 남보다 더 많은 고통을 느끼고, 더 많이 생산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고민하십시오."
그녀의 '비틀맵'을 들여다보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녀의 힘찬 목소리에서 지도는 단순한 그림정보가 아닌 생활 속에서 꿈을 꾸고 이뤄나가는데 함께 하는 '작은 세계'로 다가왔다. 그 세계를 담은 '비틀맵'을 손에 쥐고 여행을 떠나보자.
2002-10-09 19:20 ⓒ 2007 OhmyNews
[자료출처]
오마이뉴스 2002.10.9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090329
나는 업무상 외국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빠뜨리지 않고 가는 곳이 서점이다. 런던시내 중심부인 코벤트 가든 한켠에는 100년 전통의 세계에서 가장 큰 지도가게(Map Shop)가 있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에 있는 거의 모든 나라의 지도들을 팔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우리나라 지도는 그 어디에도 없다. 현재 독일에서 만든 우리나라 지도가 있긴 하지만 그 지도에 비춰진 우리의 이미지는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 아직도 표지에는 6∼70년대 농촌의 이미지가 우리나라를 대변하고 있으니 지도의 세밀함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우리의 지도업계가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충격을 받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지도업체들은 글로벌화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마케팅이나 응용기술에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직접 하자는 생각을 하고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지도라는 아이템이 미디어로 다가오다
창업을 하기 전 맥주회사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했던 나는 영업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 세상 무슨 일이든, 어떤 아이템이든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내 아이템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찾기 시작한 카테고리가 바로 '미디어'였다. 평소에도 여행을 즐기던 나는 92년부터 배낭여행을 시작했는데 여행이 주는 학습효과를 통해 내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러한 배낭여행에서 지도나 가이드북은 여행의 중요한 도구였다.
그러던 중 지도가 나에게 미디어로 다가오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맥도날드맵'이라는 것 때문이다. 파리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 가면 입구에 지도가 쌓여있다. 그 지도를 펼치면 파리 전도가 나오면서 맥도날드 매장이 햄버거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고 뒷면을 보면 맥도날드 매장 주변의 코스별 관광지가 상세하게 나와 있다.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크게 와 닿던 것이 없던 내게 그 지도는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의미가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이고 미디어이다. 그때부터 내가 지도를 가지고 얼마나 응용해서 개척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도 문화가 너무나 빈약했다. 지도라는 것은 '정보디자인'으로 정보전달력을 얼마나 높여서 디자인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도는 우선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유럽의 입체지도가 나를 매료시킨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지도의 무한한 세계를 느꼈다. 광고에 있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비주얼이 중요한 것처럼 지도도 입체그림지도를 이용하면 인간의 심성을 섬세하게 터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업을 하게 된 것이다.
내 아이템, 내 브랜드로 시작한 것이 비틀맵
이 때가 1997년 10월말이었다. 보통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지만 나에겐 그럴 시간이 없었다. 일에 집중하기 위해 바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11월 한 달 동안 국내 리서치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조이스 버드'라는 이름으로 창업하게 되었는데 회사가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지오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지오그라피를 이용한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회사이름에서부터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이름은 바뀌었지만 '브틀맵'이라는 브랜드는 창업초기부터 지은 것으로 여기에는 그 동안 생각해왔던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비틀맵이란 비틀(딱정벌레)과 맵(지도)의 복합어로 입체그림지도와 그 지도를 활용한 지도 단행본과 잡지 등의 제품군을 일컫는 이름이다. 딱딱한 지도를 동화적이고 친근한 딱정벌레의 이미지와 결합시켜 쉽고 예쁘고 재미있는 입체그림지도를 표현하고자 붙여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마케팅을 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이 수월하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대기업은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서 장기적인 마케팅을 통해 그 브랜드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우리 기업의 실정이 아쉬웠다. 하지만 남 탓할 것 없이 나부터 뭔가를 하자는 생각으로 내 아이템, 내 브랜드로 시작하자고 마음먹었고 내가 시작한 아이템은 지도이고 그 지도에 브랜드를 붙인 것이 '비틀맵'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비전도 'The Best Map Brand Globally'이다. 항상 우리의 사고는 해외로 열려있다. 뭔가를 해도 글로벌 브랜드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검토를 한다.
힘든 고비를 넘어 10년의 계획을 향해
물론 창업 초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힘든 시기였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무가지를 발행하기 시작했는데 무가지를 발행하는 환경과 유가지를 발행하는 환경은 너무나도 다르다. 또한 입체지도의 제작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정밀하여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일일이 지형을 리서치하고, 건물을 직접 촬영한 후에 작업을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연구개발이라고 하는 분야가 정말 필요한 회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윤에 대한 문제로 연구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지도 납품을 수주하면 실무작업을 진행하면서 함께 연구개발을 하는 것이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지방자치단체 비즈니스였다. 전국에 있는 지자체를 상대로 지도를 하나하나 그려나가는데 그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지자체에 지도 하나가 생긴다는 것은 그 지역의 가이드북도 되고 관광화보도 되는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상의 기술을 가미하면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를 지자체에 설명하고 지자체와 투자금을 분담하는 형식으로 사업의 안정을 꾀한 것이다.
이렇게 지자체를 상대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10년의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7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초창기 업계에 입체지도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던 과거와는 달리 수월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제 지자체는 하나의 전도가 생긴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끝없는 아이템이 나오게 되고 이것은 모두 데이터로 축적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철저한 기획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데이터의 활용은 작업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민간기업에도 이를 응용해 판촉물 등으로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재 하고 있는 지자체 사업, 단행본, 잡지 등의 사업분야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연계산업군으로 다양화되어 있어 사업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밝은 비전이 있다.
세계시장에 '비틀맵'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표
서두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외국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 지도가 없다. 그래서 비틀맵은 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IMTA(International Map Trade Association)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국제지도협회의 회원이 되었고 영국이 해외유통의 첫 시장이 되었다. 향후 2∼3년간 우리나라 전도와 제주도, 서울, 인천공항지도 등을 유통시킬 계획이다. 물론 판매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는 지정학적 위치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관광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컨벤션을 유치하게 되면 관광도 함께 살아난다는 것이 내 분명한 의견이다. 그리고 세계에 우리 비틀맵을 유통시킨다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를 주장하는 비틀맵이 세계의 쇼룸에 깔린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세계인이 제대로 된 한국지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리고 또 하나의 희망은 'The Story Map'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이슈가 되는 장소를 스토리 맵으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 독도지도와 이스라엘 성지순례지도를 스토리 맵으로 출시할 계획인데 성지순례지도는 금년 11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IMTA Asia Pacific Conference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자료 출처]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웹진 2005. 5
나만의 브랜드로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는 힘 - 비틀맵 김은영
http://www.khdi.or.kr/better/2005.htm?mode=view&fid=499&page=8&table_name=bpbw&code=2005&keyfield=&key=&grouping_ok=&grou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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