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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경제연구원이 선정한 7개 분야는 맞춤의료, 외골격, 이종 장기, 원자력 전지, 맞춤형 미생물, 브레인 스캐너, 만국어 통역기 등이다. 이들은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제품화될 경우 세계를 뒤흔들어 놓을 기술들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EU, 일본, 중국 등 각국 정부와 대학 그리고 주요 기업에서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술들”이라고 밝혔다.

맞춤형 의료 서비스, IT기술 발달로 현실화

미 래 의료 기술이 지금의 의료기술과 구분되는 점은 개인별 ‘맞춤형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진단 기술이 발달하고 개인별 편차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가 충분히 축적된다면 맞춤형 치료 시대가 좀 더 빨리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하락하고 있는 게놈 분석 비용 
진단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T-레이(T-Ray)다. T-레이란 일반 전자기파보다는 높지만 가시광선, X-레이 등보다는 낮은 주파수 대역인 테라헤르츠(Tera Hertz) 대역의 파동을 이용하는 전자기파를 말한다.  

T- 레이의 특징은 물이나 산소 등의 매질에 쉽게 흡수된다는 점인데, 이러한 성질로 인해 T-레이를 이용하면 암세포와 같은 비정상세포를 정상세포와 구분하기가 매우 쉬워진다.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기존의 암 진단 방식보다 훨씬 더 정확한 진단방식이다.

조직검사와는 달리 T-레이는 암 발생 초기에 세포 수준에서 진단이 가능하며, 검사에 따른 위험도 역시 매우 낮다. X-레이와 비교했을 때 안전성과 정밀도가 높으며, 검사 시간 및 영상 획득 시간이 MRI보다도 우수하다.

개인별 정보 축적을 위한 게놈분석의 경우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비용이었다. 그러나 최근 IT기술과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그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관 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게놈 분석 비용이 현재의 수 만 내지 십 수 만 달러에서 2013년경에는 1천달러, 2020년경에는 100달러 정도로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 건강 검진 비용과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이용할 만한 수준이다.

신체 지탱하고 운동 능력 강화시키는 외골격

‘외골 격(外骨格, Exoskeleton)’ 역시 미래를 바꿔놓을 중요한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외골격이란 생물학 용어로서 곤충이 가진 갑피를 의미한다. 곤충은 사람의 뼈와 같이 몸 속에 신체를 지탱하는 기관을 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 바깥의 껍질을 이용해 신체를 지탱하고 있다.

▲ 아트로 메디컬 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한 하지마비 환자용 외골격. 
사 람의 몸 바깥에 기구 장치를 부착해 신체를 지탱하고, 운동 능력을 강화시키려는 연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다. 일본의 사이버다인, 아시모, 혼다 등은 로봇 기술을 통해 다리 움직임을 보조하는 방식의 외골격 시제품을 이미 만들어 시연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아르고 메디컬 테크놀로지 사는 본체를 다리 바깥에 장착하고 목발을 보조기구로 활용하는 방식의 외골격을 이미 시판 중이다. 항공기나 군사 무기로 유명한 록히드 마틴 사도 군용 외골격을 시연한 바 있다. 외골격을 장착한 병사는 무게 90kg의 짐을 지고 시속 16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MIT 공대 연구팀 또한 외골격을 시연한 바 있는데, 외골격과 연결된 등짐을 이용할 경우 등짐 무게의 80% 정도를 외골격이 직접 지지할 수 있다. 일본 츠쿠바대에서 개발한 HAL (Hybrid Assistive Limb)을 장착하면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100 파운드(약 45.4kg)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이종장기, 생체 적합성 및 실용성 뛰어나

환자가 장기 이식 수술에 성공할 경우 짧은 기간 내에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식할 수 있는 장기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국내의 경우 장기 이식 대기자가 매년 증가해 1만7천명에 이르고 있는 반면 실제 장기 이식을 받는 사람의 수는 12.3%인 2천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동안 줄기세포 기술에 의해 인간의 장기를 배양해내려는 노력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복제 개, 복제 양을 만드는 것과는 달리 장기는 더 큰 어려움을 안고 있다.

하 나의 성체를 만든 다음 이 성체에서 장기를 적출한다면 그 성체는 죽을 수밖에 없다. 인간 난자에서 성체로 자란다 해도 수개월 내에는 불가능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성체 역시 이미 인간이기 때문에 장기를 적출한다는 것이 곧 살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줄기세포에서 장기를 직접 배양해내야 하는데 이런 기술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기계식 인공 장기에 비해 생체 적합성은 매우 뛰어나고, 복제 장기에 비해 매우 실용적인 ‘이종(異種) 장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종 장기란 다른 종의 생물에서 장기를 이식받는다는 개념이다. 현재 유력한 이종 장기 공여체는 돼지이다. 이는 돼지의 신장, 심장, 췌장, 소장 등을 적출해 환자에게 이식할 경우 기능적 측면이나 크기, 그리고 성장 속도 등에서 가장 문제가 적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 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것과 인수 공통 감염 위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2020년이 되기 전 일부 장기에서 이종 장기 이식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명이 100년 넘는 원자력 전지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제법 많은 수가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좀 더 오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 지난 2009년 캐딜락이 선보인 원자력 전지 장착카. 100년 동안 충전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때 문에 최근 들어 전지 그 자체의 기본적인 형태까지 바꿔 전지 용량을 늘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전하를 가둬 둘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는 것이 그것인데,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할 경우 같은 무게에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기를 이용하는 기구 그 자체를 전지로 쓸 수 있다.

지난 2009년 캐딜락은 이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방식을 소개했다. 캐딜락이 소개한 ‘캐딜락 토륨 연료 전지차’는 뒷 트렁크 자리에 작은 원자로를 탑재해 100년 동안 충전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웃 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관계자들은 이 차를 예사롭게 보지 않았다. 실제 원료 1mg의 에너지량을 비교하면 리튬-이온 전지의 경우 0.3 mWh에 불과했다. 주목받고 있는 메탄 계열 연료 전지의 경우에도 3mWh 수준이었다. 하지만 소형 원자력 전지에 쓰이는 트리튬은 500mWh, 중형 원자력 전지용인 폴로늄의 경우에는 무려 3천mWh 수준이었다.  

이 원자력 전지 개발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소형 원자력 전지는 주로 베타 기전 방식을 이용하고 중형 이상의 경우에는 열전 방식을 많이 이용한다. 베타 기전 방식이란, 핵붕괴 과정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중에서 베타선은 전자 그 자체인 것에 착안, 이를 포집해 전력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열전 방식이란 배치를 적절히 하면 열을 전기로 바꿔 주는 반도체의 특성을 이용해 전력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이미 기술은 다 개발돼 있으나 원재료인 동위원소의 가격이 비싸고 또한 수명이 긴 전지 형태로 만들기 까다롭기 때문에 잘 쓰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최근 미주리대 권재완 교수는 액체 반도체 기술과 나노 공정 기술을 이용해 수명이 긴 초소형 원자력 전지를 만들어 냈다. 아직 동위원소의 가격 문제, 대량 생산 문제로 인해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으나 수명이 100년을 넘고 총 전력량은 동급 일반 전지의 100만 배 이상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어느 때고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맞춤형 미생물, 이미 실용화 직전 

그동안 DNA 조작을 통해 생명체를 창조하려는 연구가 알게 모르게 다양하게 진행돼 왔다. 그리고 지금 몇몇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는 수준이다. 이는 GMO(유전자변형 농산물) 수준을 넘어선 합성생물학을 말한다. 

합 성생물학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미생물이다. 미생물을 산업에 이용하려는 것인데, 예를 들어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공장을 대신하도록 하거나 초소형 로봇을 대신하도록 하려는 시도들이다. 이런 미생물을 ‘맞춤형 미생물’이라고 한다.  

맞 춤형 미생물은 단지 소설이나 가능성의 수준이 아니라 현재 이미 여러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암세포를 추적해 파괴하는 맞춤형 박테리아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박테리아는 DNA 조작을 통해 암세포의 특정 형태나 대사 물질에 반응, 독성 물질을 주입하거나 해당 세포를 파괴하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도록 설계돼 있다.

이미 실용화 직전인 사례도 있다. MIT 기술 연구소가 개발한 박테리아 전지의 경우 박테리아가 스스로 인산철을 자신의 몸 바깥에 코팅하도록 조작해 초 고효율의 회로를 구성하도록 유도했다.

UCLA의 리아오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먹고 그 대신 알콜 직전 단계인 알데히드를 배출하는 박테리아를 만들어 냈다.

뉴 캐슬대 연구팀은 땅 속의 중금속을 이용해 포자를 만드는 박테리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박테리아를 중금속 오염 지역에 뿌려두면 중금속이 포자 형태로 배출돼 간단히 토양 정화가 될 뿐만 아니라 회수된 중금속의 재판매까지 가능하게 된다.   

브레인 스캐너와 만국어 통역기

미 래 기술 발전의 뿌리에는 정보통신 기술(ICT)이 있다. 뇌파를 측정해 뇌 활동을 분석하는 ‘브레인 스캐너(Brain Scanner)’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뉴로마케팅은 브레인 스캐너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는 비즈니스에 뇌과학을 적용하는 것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뇌의 반응 상태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브레인 스캐너의 진화를 말한다. 현재는 MRI 등을 통해 뇌를 촬영하고 있지만 MEG (Magneto-encephalography), T-레이 등의 활용이 고려되고 있다.  

‘만국어 통역기’ 역시 세상을 바꿔놓을 기술이다. 만국어 통역기의 상용화는 외국어 교육을 불필요하게 하고, 세계 각 민족 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시대가 도래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만국어 통역기를 위해서는 먼저 말하는 것을 기기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음성인식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음성인식률은 약 70%로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다음으로 번역 과정에 해당하는 내용파악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사례를 기반으로 번역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즉 많은 사례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두었다가 가장 유사한 표현을 추출해 번역해내는 방식이다.

또 번역된 내용을 다시 음성으로 바꿔주는 음성 합성 기술 역시 필요하다. 번역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에 한 두 개의 언어면 모를까 수많은 언어를 통역한다는 것은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얘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구글이 이 만국어 통역기 개발을 선언하면서 그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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