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컬럼니스트
- ‘40년 펜’과 ‘젊은 펜’의 어울림
- ‘老長靑 조화’ 이룬 조선일보 명칼럼리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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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기획실기자 이한우 hwlee@chosun.com
입력 : 2006.12.08 21:03 / 수정 : 2006.12.09 0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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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흐른 후 누군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지성사를 쓰게 된다면 조선일보 맨 마지막에 실린 오피니언 2개면을 수도 없이 살펴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바로 역사와 현장에 대한 살아 있는 해석들이 가득차 있기 때문입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뉴스를 다 읽은 다음 때로는 거시적 안목에서 때로는 현미경을 들이대듯 미시적인 분석으로 뉴스에 담긴 의미들을 추출해내는 오피니언면은 말 그대로 지성의 심포지엄, 즉 향연입니다.
조 선일보의 장점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선일보는 칼럼이 강한 신문이다’는 내외의 평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나라의 핵심문제를 정면에서 단칼로 해부하는 김대중고문의 칼럼은 별도의 소개가 필요치 않습니다.
‘김대중칼럼’을 보기 위해 조선일보를 구독한다는 독자들은 지금도 만만치 않습니다. 동서고금의 해박한 지식을 녹여내어 뒤틀린 현실에 대한 처방을 모색하는 강천석주필의 칼럼 또한 조선일보가 자랑하는 대표 칼럼의 하나입니다.
오랜 경제분야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의 허와 실을 명쾌하게 진단하는 변용식편집인의 칼럼은 특히 경제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의 필독 칼럼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눈밝은 독자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조선일보의 오피니언면은 열린 광장입니다. 노장청(老壯靑) 세대의 다양한 필진이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정 치분야의 홍준호 양상훈 박두식 강인선 칼럼은 40대와 50대를 중심으로 한 한국 사회의 중추세력들이 즐겨 읽는 칼럼입니다. 홍준호 부국장의 칼럼기사 ‘계륵대통령’은 보도 당시에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 셈이 되었습니다.
한 삼희 논설위원은 우리 사회에 얼마 안 되는 환경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오태진 수석논설위원은 따스한 문향(文香)으로 우리 사회 곳곳의 훈훈한 이야기들을 잘 담아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인정하는 중국전문가 박승준 전문기자의 ‘동아시아 칼럼’은 날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중국문제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각이 돋보입니다.
박은주엔터테인먼트부장은 ‘발칙한’ 글쓰기로 기성사회에 젖어든 경직성을 우회적으로 통박하며 미래세대의 발랄함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박선이 전문기자의 여성성 강한 칼럼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늘어나는 여성의 파워를 대변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 조선일보의 사설을 책임지는논설위원들의 회의 모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인선, 김창균, 이준, 이선민, 신효섭, 김기천, 양상훈, 오태진, 한삼희 논설위원/사진=전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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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 분야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진단하는 강효상, 박정훈, 김영수, 김기천, 이준 등의 칼럼도 조선일보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입니다.
조 선일보의 또 다른 자랑은 워싱턴 도쿄 베이징 파리 홍콩 모스크바 등에 파견된 특파원들이 동시에 칼럼니스트들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해외의 단순 사건 보도를 넘어서서 보다 폭넓은 맥락에서 현지의 사건을 우리의 눈으로 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조선일보 칼럼은 외부에도 개방되어 있습니다. ‘아침논단’의 고정필진들을 분야별 전문가의 식견을 바탕으로 변화의 본질을 진단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가차없이 드러내 비판합니다.
고 이규태고문이 수십년간 써오던 고정란은 ‘조용헌살롱’과 ‘이덕일사랑’이 이어받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이규태고문의 뒤를 잇는다는 것 자체가 지식인으로서 큰 영광”이라고 말합니다.
아 참, 조선일보 주필을 역임하고 지금은 외부에서 칼럼을 기고하는 유근일 전 주필의 ‘유근일 칼럼’을 빠트릴 뻔했습니다. 때로는 ‘격문(檄文)’에 가까운 직설적 글쓰기로 비판 받는 쪽을 불편하게 하지만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는 허위의식을 깨트리는데 ‘유근일 칼럼’만한게 없다는 평은 조금의 과장도 없는 진실입니다.
이한우 기자는
이한우기자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대학원 철학과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조선일보에서는 주로 학술과 출판 분야의 기자로 일했고 논설위원을 거쳤다.
- 김대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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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29일자 ‘대통령 자리 그렇게 내놓고 싶은가’
“제발 말을 삼가고 열심히 대통령 업무에 전념하든지 정 못하겠으면 말로만 그러지 말고 대통령직을 그만두는 헌법적 절차를 스스로 밟든지 했으면 한다. 이제 사람들은 노 대통령의 ‘말’에 지쳐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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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칼럼
2005년 4월2일자 ‘남한산성에 올라 옛일을 돌아보니’
“ 비석의 부끄러운 옛 글귀는 세월에 씻겨갔지만, 역사의 치욕, 백성의 지옥은 거기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치욕은 파묻을 게 아니라 꺼내 씹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바깥 세계를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도 몰랐던’ 그때 그 위정자(爲政者)의 거울로 오늘의 위정자를 비춰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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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용식칼럼
2006년 2월10일 ‘집값 잡는 방법이 틀렸다’
“ 정부는 아직도 집값 잡는 방법이 틀린 것을 모르는 것 같다. 강남 주상복합에 수요가 몰리면 강북과 수도권에 더 좋은 주상복합을 많이 짓게 하고, 학군이 문제라면 교육을 자유화해 더 많은 좋은 학군을 만들고, 보유세가 아직도 국제수준에 비해 낮으면 조정하면 된다. 물론 금리조정은 기본이다. 그것이 집값 안정시키고 위화감 누그러뜨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정부는 늘 반대로 나간다. 시장은 똑똑하지 못한 정부에 항상 반란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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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칼럼
2006년 5월16일자 ‘2007년, 20대에 달렸다’
“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얼치기 수구좌파도 깨져야 하고, ‘영남 기득권’의 단독집권 집착도 깨져야 한다. 20대는 그래서 ‘선진화’의 이름으로 양쪽의 ‘구(舊)’를 동시에 깨는 창조적 ‘반란’을 일으킬 수는 없는 것일까? 이를 위해 ‘비(非)운동권’ 또는 ‘탈(脫)운동권’보다는 ‘신(新)운동권’, 즉 자유주의 청년학생운동의 태동을 기대한다.”
오태진 칼럼·문화
봄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 (2006년 4월 11일자)
조 금 떨어진 곳에 세워둔 차에 멸치며 김치를 싣고 떠나려는데 아주머니가 달려 나온다. 깜빡했다는 듯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내민다. “방금 쪘으니 찻길에 먹으라” 한다. 따뜻한 쑥떡 서너 쪽이다. 봄의 향취! 화사한 봄꽃보다 맛깔진 음식보다 사람이 아름다웠다.
박승준의 동아시아 칼럼
후진타오와 김정일의 귀엣말 (2006년 10월 21일자)
한국이 앞으로 어떤 꼴의 핵 인질이 될지는 중국이 알 바 아니다. 중국에게는 “우리가 언제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했지?”라며 꿀 먹은 벙어리 표정을 짓는 일이 남았을 뿐이다.
홍준호의 정치분석
계륵(鷄肋) 대통령 (2006년 7월 28일자)
대통령이 여당에서도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고, 대통령을 대신해서라도 중심을 잡아줘야 할 여당 의원들마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짓는 상황.
한삼희의 환경 칼럼
부끄러운 바다 이야기 (2006년 11월 11일자)
그 런데 주부들이 공들여 분리배출한 음식쓰레기의 4분의 1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그럴 거면 뭣하러 분리수거를 시키나. 음식쓰레기엔 수분이 83% 들어 있다. 처리시설에서 퇴비나 사료를 만들 때 악성 폐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 폐수를 수거업자들이 인천 부산 포항 군산 등의 폐기물 하역부두로 가져가서 운반선에 담아 바다에 뿌리고 있다. 이 양이 작년에 150만t이었다. 음식쓰레기의 절반이 폐수로 나오고, 그 폐수의 절반이 바다에 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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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 칼럼·정치
남한의 그라운드 제로 (2006년 10월 25일자)
북 한이 핵실험을 한 그날 이후 정부의 외교는 그라운드 제로 상태다. 미국에 허장성세를 부리다가 한순간에 애걸복걸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우리 자주(自主) 국방장관은 미국 국방장관 앞에서 망신스러운 모습까지 보였다. 앞으로 무엇을 하든 국제사회와 주변 강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창균 칼럼·정치
風...風...風...‘허풍’의 주역들 (2006년 2월 22일자)
“네가 2002년 했던 일을 안다”고 쌍심지를 켰던 사람들이 “내가 2002년 했던 일은 기억 안 난다”며 시치미를 떼고 있다. 반칙한 사람이 득세하고 떵떵거리며 사는 나라. 대통령이 제일 혐오한다는 세상 모습이 아닌가.
박두식 칼럼
진실의 순간 (2006년 10월 9일자)
노 대통령, 반기문 외교·윤광웅 국방·이종석 통일부 장관,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 등 이 정부의 외교·안보 주역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 역시 북핵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땅에 핵 재앙을 가져온 인물로 기록될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 이를 가름할 진실의 순간도 멀지 않았다. (이 칼럼이 독자들 손에 배달된 지 4~5시간 만에 북한이 핵 실험을 실시하면서 대형 안보위기를 맞음. 이에따라 노 대통령은 물론 외교·안보 책임자 추궁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함.)
박은주 칼럼·대중문화
토고선수들의 슬픈 눈빛 (2006년 6월 15일자)
승 리를 확인하는 건 종료휘슬이 울려야 가능하지만, 90분간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정치고 경제고 편견이고 다 벗어던지고 몸으로 뛰는 선수들과 관중의 ‘하나됨’이다. 월드컵이 ‘돈에 찌든 공 잔치’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올림픽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어젯밤 우리는 조롱당했던 토고 선수들이 그저 ‘축구 선수’로 90분간 열심히 뛰는 것을 보았다. 이제 그들의 슬픈 눈빛에 격려의 박수를 보낼 시간이다.
강인선 칼럼·국제정치·외교
기다려주지 않는 나라 (2006년 5월 29일자)
한 사회의 경쟁력이 앞을 보고 달리는 힘에서 나온다면 선진성과 성숙도는 뒤돌아보고 약자를 기다려줄 줄 아는 여유에서 나온다. 게다가 이렇게 빨리 변하는 사회에서 지금 강자인 사람이 영원히 강자일 리는 없다. 언젠가는 당신도 누군가가 당신을 기다려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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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6.12.8일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6/12/08/20061208005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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