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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이 고심 끝에 추천하는 아시아 맥주 10
wizysl
2011. 6. 26. 18:27
김혁이 고심 끝에 추천하는 아시아 맥주 10
어떻게 하면 맥주박물관을 만들어 이 세상의 모든 맥주를 마셔볼 수 있을까 밤낮으로 궁리하는 나에게 아시아 맥주 10개 추천은 곤욕이다.
무엇보다 ‘일본 맥주’를 어떻게 배려할까가 난관이다.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맥주를, 일본 것에서만 30개 정도 내세울 수 있다. 일본에는 아사히·산토리·삿포로로 대표되는 3대 메이저급 외에도 200개가 넘는 토산 맥주들과 독특한 퓨전 맥주들이 넘쳐난다. 필스너 타입의 라거 맥주가 대부분인 다른 아시아 맥주들과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조금은 체급이 다른 선수들의 게임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음식은 혀끝으로 만나는 문명! 비싸봐야 몇천원 안짝의 대가를 치르고 맛보는 맥주들이지만 그 속에 쟁여진 장인정신과 역사의식과 문화와 문명은 장난이 아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친구들도 있고 아닌 것도 있으며, 현지에 가서도 이 친구를 맛보려면 상당한 발품을 팔아야 하는 희귀품도 섞여 있다. 그들의 문명을 안아보고 싶다면 반드시 레쯔 드륑~ 아~ 참 마딛군하~
① 은하고원(銀河高原)/ 일본
일본 이와테현의 토속 맥주. 독일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밀맥주로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맛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푸른색의 병과 캔 디자인이 맛만큼이나 고급스럽다. 발효시 효모를 위에 띄우는 ‘상면 발효’ 맥주, 즉 에일(Ale)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하면 발효’ 맥주 라거의 반대 개념이다. 알코올 도수 5.5%.
② 아사히 슈퍼드라이/ 일본
시원하고 짜릿하고…. ‘맥주’라는 단어가 가진 모든 느낌을 다 가지고 있다. ‘드라이’라는 표현은 달지 않다는 뜻으로, 맥주를 만들 때 100% 완전 발효로 당을 완전히 제거해 쌉쌀한 맛을 강조했다. 1980년대 후반 처음 이 맥주를 기획했을 때, 아사히의 모든 고참 양조 기술자들은 고통을 주는 맥주 맛이라고 반대했지만 발매 뒤 대성공을 거뒀다. 최근 슈퍼드라이의 맛을 고급스럽게 차별화한 프라임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알코올 도수 5%.
③ 칭다오/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생산되는 맥주. 몇 병을 마셔도 물리지 않는 세계 최고급의 품질이란 평을 듣는다. 칭다오 맥주가 독일 맥주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산둥성과 독일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다. 1897년 독일은 칭다오 일대를 99년간 강제 조차(독일이 1차 세계대전 패배 뒤 돌려줌)하는데, 독일 사람들이 칭다오의 지하수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는 현지의 맥주 장인과 장비를 가져와 공장을 차렸다. 역설적으로, 여러 차례 개량을 해온 독일과 달리 칭다오는 처음의 기술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생산되고 있다. ‘마시는 독일제 골동품’인 셈. 알코올 도수 5%.
④ 싱하/ 타이
타이를 대표하는 맥주. 개인적으로 격찬을 아끼지 않는 맥주 중 하나다. 약간 도수가 높지만 특유의 쌉쌀한 맛과 청량감이 좋다. 매콤하고 짠 타이 음식에 특히 잘 어울린다. 뒷맛이 오래 남는다. 알코올 도수 6%.
⑤ 에비스/ 일본
일본 3대 맥주회사인 삿포로 맥주의 프리미엄 버전. 현대-제네시스, 도요타-렉서스처럼 모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 에비스라는 고유 브랜드만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상당수의 일본인들도 에비스 맥주가 삿포로 맥주와 상관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알코올 도수 5%.
⑥ 라이언 스타우트/ 스리랑카
위스키 전문가로 더욱 명성을 떨친 마이클 잭슨(가수와 동명이인으로 위스키와 맥주에 관한 한 최고의 스페셜리스트)이 ‘위대한 맛’으로 격찬한 스리랑카의 흑맥주. 세계 최고급 초콜릿 리큐어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맛이다. 강렬하면서도 깊은 맛과 향이 일품. 알코올 도수 8%.
⑦ 하얼빈/ 중국
칭다오보다 3년 앞서 1900년 생산된 중국 최초의 근대식 맥주로, 당을 최소화해 발효시킨 저당 맥주다. 조금 싱겁다는 느낌도 들지만 추운 지방의 맥주답게 톡 쏘는 맛이 진하다. 하얼빈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곳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이다. 안 의사가 거사 며칠 전 어머니와 가족,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며 이 맥주를 들이켜지 않았을까 망상(?)하며 마시면 감개무량해진다. 알코올 도수 4.5%.
⑧ 산미겔 페일 필젠/ 필리핀
필리핀을 대표하는 맥주. 실제로 세계 10대 맥주, 15대 맥주 등을 선정할 때마다 항상 상위에 랭크된다. 산미겔은 ‘라이트’(Lite)와 ‘다크’(Dark)도 있지만 중간쯤의 위치에 있는 ‘페일 필젠’(Pale Pilsen)이 가장 대표적이다. 은은한 향과 맛이 특징으로 맛이 조화롭다. 완성도 높은 맛이 느껴지는데, 필리핀 현지에선 물 대신 소비되기도 한다. 필리핀에서 산미겔 한 병이 20페소(400원가량)지만 에비앙 미네랄워터는 50페소(1천원가량)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주로 얼음을 채운 잔에 따라 마신다.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지만 뒷맛이 오래 남는다. 알코올 도수 5%.
⑨ 마하라자/인도
인도에서 생산되는 맥주 중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상의 홉을 사용해 만든 정통 필스너 타입의 맥주로 마치 잘 만든 미국식 맥주를 마시는 듯한 상쾌함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거품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 5%.
⑩ 하노이 비어/ 베트남
맛이 강하다. 홉 특유의 씁쓸한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더운 날씨 속에 먹기엔 조금 밍밍하고 탄산기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게 아쉽긴 하지만 매력 있는 맥주다. ‘맥주다운’ 맥주를 찾는다면 제격이다. 알코올 도수 5.1%.
▣ 김혁 테마파크박물관 기획자 http://blog.naver.com/khegel
무엇보다 ‘일본 맥주’를 어떻게 배려할까가 난관이다.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맥주를, 일본 것에서만 30개 정도 내세울 수 있다. 일본에는 아사히·산토리·삿포로로 대표되는 3대 메이저급 외에도 200개가 넘는 토산 맥주들과 독특한 퓨전 맥주들이 넘쳐난다. 필스너 타입의 라거 맥주가 대부분인 다른 아시아 맥주들과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조금은 체급이 다른 선수들의 게임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음식은 혀끝으로 만나는 문명! 비싸봐야 몇천원 안짝의 대가를 치르고 맛보는 맥주들이지만 그 속에 쟁여진 장인정신과 역사의식과 문화와 문명은 장난이 아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친구들도 있고 아닌 것도 있으며, 현지에 가서도 이 친구를 맛보려면 상당한 발품을 팔아야 하는 희귀품도 섞여 있다. 그들의 문명을 안아보고 싶다면 반드시 레쯔 드륑~ 아~ 참 마딛군하~
① 은하고원(銀河高原)/ 일본
일본 이와테현의 토속 맥주. 독일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밀맥주로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맛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푸른색의 병과 캔 디자인이 맛만큼이나 고급스럽다. 발효시 효모를 위에 띄우는 ‘상면 발효’ 맥주, 즉 에일(Ale)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하면 발효’ 맥주 라거의 반대 개념이다. 알코올 도수 5.5%.
② 아사히 슈퍼드라이/ 일본
시원하고 짜릿하고…. ‘맥주’라는 단어가 가진 모든 느낌을 다 가지고 있다. ‘드라이’라는 표현은 달지 않다는 뜻으로, 맥주를 만들 때 100% 완전 발효로 당을 완전히 제거해 쌉쌀한 맛을 강조했다. 1980년대 후반 처음 이 맥주를 기획했을 때, 아사히의 모든 고참 양조 기술자들은 고통을 주는 맥주 맛이라고 반대했지만 발매 뒤 대성공을 거뒀다. 최근 슈퍼드라이의 맛을 고급스럽게 차별화한 프라임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알코올 도수 5%.
③ 칭다오/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생산되는 맥주. 몇 병을 마셔도 물리지 않는 세계 최고급의 품질이란 평을 듣는다. 칭다오 맥주가 독일 맥주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산둥성과 독일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다. 1897년 독일은 칭다오 일대를 99년간 강제 조차(독일이 1차 세계대전 패배 뒤 돌려줌)하는데, 독일 사람들이 칭다오의 지하수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는 현지의 맥주 장인과 장비를 가져와 공장을 차렸다. 역설적으로, 여러 차례 개량을 해온 독일과 달리 칭다오는 처음의 기술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생산되고 있다. ‘마시는 독일제 골동품’인 셈. 알코올 도수 5%.
④ 싱하/ 타이
타이를 대표하는 맥주. 개인적으로 격찬을 아끼지 않는 맥주 중 하나다. 약간 도수가 높지만 특유의 쌉쌀한 맛과 청량감이 좋다. 매콤하고 짠 타이 음식에 특히 잘 어울린다. 뒷맛이 오래 남는다. 알코올 도수 6%.
⑤ 에비스/ 일본
일본 3대 맥주회사인 삿포로 맥주의 프리미엄 버전. 현대-제네시스, 도요타-렉서스처럼 모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 에비스라는 고유 브랜드만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상당수의 일본인들도 에비스 맥주가 삿포로 맥주와 상관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알코올 도수 5%.
⑥ 라이언 스타우트/ 스리랑카
위스키 전문가로 더욱 명성을 떨친 마이클 잭슨(가수와 동명이인으로 위스키와 맥주에 관한 한 최고의 스페셜리스트)이 ‘위대한 맛’으로 격찬한 스리랑카의 흑맥주. 세계 최고급 초콜릿 리큐어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맛이다. 강렬하면서도 깊은 맛과 향이 일품. 알코올 도수 8%.
⑦ 하얼빈/ 중국
칭다오보다 3년 앞서 1900년 생산된 중국 최초의 근대식 맥주로, 당을 최소화해 발효시킨 저당 맥주다. 조금 싱겁다는 느낌도 들지만 추운 지방의 맥주답게 톡 쏘는 맛이 진하다. 하얼빈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곳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이다. 안 의사가 거사 며칠 전 어머니와 가족,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며 이 맥주를 들이켜지 않았을까 망상(?)하며 마시면 감개무량해진다. 알코올 도수 4.5%.
⑧ 산미겔 페일 필젠/ 필리핀
필리핀을 대표하는 맥주. 실제로 세계 10대 맥주, 15대 맥주 등을 선정할 때마다 항상 상위에 랭크된다. 산미겔은 ‘라이트’(Lite)와 ‘다크’(Dark)도 있지만 중간쯤의 위치에 있는 ‘페일 필젠’(Pale Pilsen)이 가장 대표적이다. 은은한 향과 맛이 특징으로 맛이 조화롭다. 완성도 높은 맛이 느껴지는데, 필리핀 현지에선 물 대신 소비되기도 한다. 필리핀에서 산미겔 한 병이 20페소(400원가량)지만 에비앙 미네랄워터는 50페소(1천원가량)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주로 얼음을 채운 잔에 따라 마신다.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지만 뒷맛이 오래 남는다. 알코올 도수 5%.
⑨ 마하라자/인도
인도에서 생산되는 맥주 중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상의 홉을 사용해 만든 정통 필스너 타입의 맥주로 마치 잘 만든 미국식 맥주를 마시는 듯한 상쾌함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거품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 5%.
⑩ 하노이 비어/ 베트남
맛이 강하다. 홉 특유의 씁쓸한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더운 날씨 속에 먹기엔 조금 밍밍하고 탄산기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게 아쉽긴 하지만 매력 있는 맥주다. ‘맥주다운’ 맥주를 찾는다면 제격이다. 알코올 도수 5.1%.
▣ 김혁 테마파크박물관 기획자 http://blog.naver.com/khe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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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한겨레21
http://www.hani.co.kr/section-021015000/2008/04/0210150002008040307040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