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의 곤니치와, 도쿄] 교토가 경주보다 아름다운 이유

기후(岐阜)현에 출장을 갔다가 자동차로 1시간쯤 떨어진 교토(京都)에 잠시 들렀다. 작년 7월 일본 생활을 시작한 이후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그만큼 교토를 좋아한다. 나름대로 추억도 추억이지만 교토란 곳에선 도쿄와 달리 언제나 마음이 가라앉는 참선방의 느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토에 가면 반드시 찾는 지역이 히가시야마(東山)란 곳이다. 교토 국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시립동물원이 있는 지역이지만 관광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은 헤이안(平安)신궁에서 지온인(知恩院), 기요미즈데라(淸水寺)로 이어지는 사원의 회랑이 아닌가 한다.

나는 이 회랑에서도 헤이안신궁의 신엔(神苑)이란 넓은 정원을 가장 좋아한다. 메이지(明治)시대인 1895년 헤이안신궁 건립과 함께 조성된 곳으로 일본 정부가 국가의 명승(名勝)으로 지정했을 만큼 일본식 정원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인데, 늘 감동하는 것은 연못에 놓인 돌다리 모습이다. ‘S’형 곡선으로, 돌다리도 배치를 잘하면 이런 자태를 보일 수 있구나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답다.

한국에서도 상영된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에서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이 경쾌하게 돌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통해 국제적으로 아름다움을 선보인 적도 있으니 유명한 돌다리다. 헤이안신궁보다 규모가 좀 작은 정원으로는 정토종 사찰인 지온인의 호조(方丈), 산테이(山亭), 유젠(友禪)이란 정원이 있는데 화려하진 않아도 헤이안의 정원보다 한가한 느낌을 주는 곳이라 나름대로 좋다.

하지만 관광객이 유난히 히가시야마를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사찰, 정원뿐 아니라 니넨사카(二年坂), 산넨사카(三年坂)란 이름이 붙은 언덕길, 그리고 언덕길에 밀집한 상점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는 일본 전통 문향의 손수건, 지갑, 차(茶), 과자에서 꼬치 오뎅, 소프트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물건과 음식을 판다. 이처럼 물건은 다양하지만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나 전통 과자를 파는 가게나 흑백(黑白)과 나무의 원래 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전통 가옥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번잡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마 상가의 분위기가 관광객 각자의 마음에 전하는 차분함 덕분일 것이다.

(뒷부분 생략, 주간조선 2006.12.18일자)


Posted by wizy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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